최근 일본 애니에서는 마의 3화라는 법칙이 있습니다.
3화까지는 정말 갓띵작이었는데
이상하게 그 이후부터 슬슬 맛이 가더니
갑자기 뒤에가서는 이게 뭐지??하는 결과물이 나온다 해서
생겨난 징크스입니다.
이는 만화를 제작할 때
기획사에 3화까지의 콘티를 제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작하기 때문에
3화까지는 '견본품'이지만
그 이후부터는 '실제 제품'인 셈.
마치 라면 조리예마냥
3화 맛보기까지는 좋았다가
그 이후부터 슬슬 맛이 간다 볼 수 있죠.
이번 수성의 마녀도 처음 공개부터
그런 걱정이 많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당장 철혈의 오펀스가 그 전처를 밟았으니
수성의 마녀도 4화부터 슬슬 맛이 갈 거다
라는 걱정도 많았습니다.
어제 4화까지 봤는데
제가 봤을때는 철혈의 루트까지는 밟을 거 같지는 않아보이네요.
오랜 시간 걸려서 나온 건담 신작인 만큼
여기저기 신경쓴 부분이 많은 것 같네요.
많은 올드팬들이
수성의 마녀를 욕할 때
이 부분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원래 판넬 등의 비트병기는
시리즈마다 조금 차이는 있지만
최종병기급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조종이 까다로워
'뉴타입'만 다룰 수 있지만
전방위에서 공격이 가능하기 때문에
상대방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쉽습니다.
(그나마 더블오의 '팡'이 극초중반에 나오긴 했는데
이건 컴퓨터 조작으로 아무나 다룰 수 있어서
쓰로네 쯔바이같은 경우에는 얼마 안가 다 털렸죠)
그런데 수성의 마녀는
아예 초장부터 판넬을 쓰고 다닙니다.
올드팬들 입장에서는 뒷골이 땡길 설정이죠.
"아무로는 최후반에 쓴 판넬을
얘는 초반, 프롤로그 포함하면 4살떄부터 쓴다는 게
이게 말이 되는 설정인가??"
근데 이런 논란이
돌이켜보면 항상 있어왔습니다.
윙건담은 처음 등장하자마자
미친듯한 화력의 버스터라이플을 선보였습니다.
스트라이크는 첫 등장에서
실탄무기를 바보로 만드는
PS장갑을 선보였죠.
엑시아는 첫 등장에서
무한동력+공중부양+통신불량까지 일으키는
GN드라이브를 선보였습니다.
이런 설정들이, 시간이 지나고 난 뒤에야
어느정도 받아들여진 거지,
방송 당시에는 말이 참 많았습니다.
"초장부터 메가런쳐급 화력쓰는 게 말이 되냐?"
"실탄계열 바보되면 데미지를 먹일 게 없잖아?"
"저런 개사기 동력기관이 말이 되냐?"
이런 논란은 제타건담 시절부터 이어져오던거라
저는 이제는 그러려니 합니다.
제타도 처음 나왔을 때는 말이 참 많았다 전해집니다.
건담이 가변하는 것까지는 그렇다치더라도
초능력까지 쓰고 다니니
이게 과연 리얼로봇이 맞냐 아니냐 라는 팬들의 질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보니 제타가 명작을 넘어서
건담 필수 작품으로까지 손꼽히고 있잖아요?
전 그래서 이 판넬을 초반부터 쓰는 설정도
시간이 지나면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여질 것 같습니다.
저는 이 건담 신작이
학원물을 컨셉으로 그려졌다는 게
상당히 독특했습니다.
건담이라는 전쟁물에
학원물을 대입시키는 건 상당히 어렵습니다.
라이징오처럼 학교가 전투기지가 되어
애들이 전투요원이 되는 컨셉은
기존 건담의 리얼리티에 많이 어긋나는 컨셉이고
학교에서 건담끼리 배틀을 벌인다는 게
건담의 주제인 반전(反戰)과 이해라는 것보다는
'서로 로봇끼리 싸운다'라는 컨셉으로 빠지기 쉬운 한계도 있죠.
그런데 이 작품은 학원물입니다.
저는 이걸보고
유희왕 GX가 생각이 났습니다.
유희왕 GX는 유희왕 작품들 중에서
학원물 성격이 가장 짙은 작품입니다.
그래서 어린 아이들이 이입되기가 쉬웠습니다.
아마 이번 수성의 마녀도
신규 유입인 어린아이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이런 학원물 시도를 한 게 아닐까 추측이 되네요.
지구 vs 우주 갈등, 하지만 지구가 최하층?
이 작품 역시나
건담의 기본 갈등인
지구 vs 우주의 갈등을 그렸습니다.
이런 점이 학교내의 차별로 잘 들어나있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좀 독특하게
우주인이 지구인보다 우위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건담 작품들은
지구인들이 기득권이고
우주인들이 그 아래 눌리는 사람들인데
이 작품은 그 반대인 것 같습니다.
4화에서 이런 갈등요소가 잘 나와있는데요.
앞으로 전개가 될 때
왜 어시언(지구인)들이 스페이시언(우주인)들에게 차별당하는지
등이 잘 나와줬으면 좋겠네요.
1화에서 에어리얼이
미오리네를 구하는 이 장면은
건담UC에서 유니콘 건담이
미네바 자비를 구하는 내용이랑 매우 비슷합니다.
이후 미오리네가
'나는 지구로 가고 싶어!'라면서 도망치려는 모습이
네오지온을 탈출해서
라플라스 상자를 향해 가는 리네바랑 닮아있네요.
학원내에서 벌어지는 '결투'.
서로 규칙을 읉고
결투시작을 외치고 시작한다는 점.
블레이드 안테나가 나가면 패배라는 점에서
G건담의 건담파이트와 닮아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슈로대에 두 작품이 나온다면
도몬과 슬레타가
결투or 건담파이트하는 개그가 나올 것 같네요)
3화에 나온 구엘의 신형기는
누가보더라도 샤아를 오마쥬한 느낌이네요.
붉은색에 큰 뿔까지.
그리고 멋지게 패배하는 것 까지.
5화 예고편에 나온
5화 제목이 난리가 났는데요.
'얼음의 눈동자에 비친 것'이라는 제목은
0080 2화
'갈색 눈동자에 비친 것'을 오마쥬한 제목.
0080을 명작으로 꼽는 분들이 제법 있는데
여태까지 오마쥬가 된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그런데 저렇게 제목으로 대놓고
'나 0080 오마쥬합니다'라고 말해버려서
건담팬들사이에서 난리가 났습니다.
과연 제목만 쓱 갔다가 쓴 건지
아니면 진짜 새롭게 오마쥬한 건지 지켜봐야겠네요.
(이외에도 오마쥬한게 참 많다고 전해집니다.
건담 시리즈 자체도 많고
세익스피어 연극, 템페스트 오마쥬도 있고
여러가지 오마쥬를 잘 녹인 듯 합니다.)
아직 4화밖에 안나온 시점이라
명작이든 망작이든
어떤 평가를 내리든 지 간에
너무 김칫국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하지만 나중에 결과가 어떻든 간에
만화 그 자체로 즐겨보면서
'어??저거 이거 오마쥬다!'
하시면서 즐기시는 것도 좋아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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