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교보문고에서
최태성 선생님이
"얘야. 고딩이후로 역사공부 손 놨지??"라며
저를 째려보시는 거 같아서
후딱 책을 집어 읽었습니다.
역시 선생님이 역사를 쉬우면서도 의미있게 잘 풀어주심에
고딩시절 한국사가 좋아서 수능과목으로 고른
낭만 그 자체로 살던 그 때의 혼이 불타올랐습니다.
최태성 선생님이 여러가지 좋은 말씀을 해주셨지만
그 중에서 육영공원과 명동학교를 비교해주신 게 베스트였습니다.
이완용을 만든 교육
윤동주를 만든 교육
제목부터 범상치 않았습니다.
희대의 매국노를 만든 교육
희대의 문학인을 만든 교육
대체 무엇이 달랐을까?
육영공원과 명동학교.
이 두 교육기관은 목표하는 바가 달랐습니다.
무조건 출세만을 위한 교육이 주였던 육영공원과 달리
이름그래도 明東동쪽을 밝히는 학교인 명동학교는
독립운동의 혼을 불러일으키는 교육을 했습니다.
육영공원은 역사시간에
'최초의 근대 교육기관'이라고 빨간색으로 강조가 되었지만
정작 여기 출신들이 누가 있었는지 역사시간에 들은 바가 없었습니다.
아니, 솔직히 뭘 가르쳤는지도 모르고 있었고요.
그만큼 육영공원은 역사적으로 존재감이 옅었으며
역사상 최악의 매국노를 만든 오명을 얻은 반면
명동학교는 애국교육기관으로 지금도 이름을 날리며
윤동주를 비롯한 애국지사들을 배출한 명문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최태성 선생님도 책에서 걱정했듯이
오늘날의 교육이 육영공원처럼 흘러가고 있습니다.
'각자도생'이라는 이유로
'나만 잘 되면 그만이야'라는 식으로 말이죠.
근데, '나만 잘 되면 그만이야'라는 마인드 때문에
오늘날 한국의 청년들이 힘들어지고 있는게 아닐까라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일단 들어가고 생각해라.
하고 싶은지 아닌지는 몰라도, 우선 들어가고 봐라.
우리나라 철밥통이라 안 짜른다.
그러니 일단 자리는 차지하고봐라.
누구는 좋은 회사가서 누릴 거 다 누리고 사는데
정직함 찾다가 찌질하게 사는 것보다 낫지 않냐
취업준비할 때 정말 많이 들었던 말입니다.
처음 취업을 준비했을 때,
"취업은 천하제일 사기치기대회"
라고 생각한 적이 많았습니다.
다들 어떻게든 부풀리고
다들 어떻게든 했다고 거짓말하고
다들 어떻게든 말을 지어내고
이건 사기아닌가 싶었지만
'그런 생각하면 평생 취업못해요'
'평생 솔직해서 ㅈ소가서 뺑이나치세요'라는 냉소적인 말도 많이 들었습니다.
취업 전문가라는 양반들한테도 이런 말을 들었죠.
그런데 이런 잘못된 의식 때문에
지금의 취업환경이 청년들에게 더 불리해지는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2025년 상반기, 대기업 공고가 '박살'이 났습니다.
얼마 전 뉴스에서
'고려대 채용박람회에서조차 학생들이 힘들다는 목소리가 나왔다'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고려대가 저런 반응이면 나머지 학교들은 어쩌겠냐'는 자조섞인 반응이 많았습니다.
왜 이렇게 박살이 난걸까?
정치적인 혼란도 있고 경제적인 격변도 있고 트럼프의 관세정책 등등 여러 요인들이 있지만
기업이 이렇게 신입공고를 다 닫아버리는 경우는 이례적입니다.
적게 뽑더라도 공고는 다 올려주는 삼성전자조차
반도체 부분 대부분의 직무 공고를 올리지 않은 것부터 시작해
여러 기업들이 아예 신입 자체를 안 뽑습니다.
'경력있는 신입을 원한다'에서
'신입 자체를 원하지 않는다'로 바뀌었습니다.
대체 왜 신입을 원하지 않을까?
'입시같은 취업전략'을 주 원인으로 골랐습니다.
'무슨 일을 해서 어떤 커리어를 쌓고 싶어?'라는 물음 대신
'삼성,SK,현대,LG 대기업 가자!'라는 대답이 먼저 나옵니다.
본인이 무슨 일에 관심있는지가 아닌
'어디가 티오가 널널한지'에 초점이 맞춰져있습니다.
어떤 직무가 어떤 일을 하는지가 아닌
어디는 연봉 얼마받고 성과급이 얼마고 복지가 어떤지만 관심이 있습니다.
면접에서는 '나 이 일에 관심있어요'를 보여주는 게 아닌
어떻게하면 잠깐 거짓말을 해 넘어갈까 라는 편법만을 익히고 있습니다.
"당장 잘되는 것"만이 목적이 되고있기 때문이죠.
이렇게 해서 취업을 한다한들, 오래가지 못합니다.
애당초 연봉,회사복지 등에 관심있지
무슨 일을 하는지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거든요.
그러니 일에 책임감이 생길리가 없고
결국에는 회사를 떠나기까지 합니다.
이런 케이스가 점점 쌓여가게 되면서
'중고신입이고 나발이고
신입 자체를 뽑아봤자 의미가 없다'
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결국 신입 채용 기회조차 닫아버린게 아닌가 라는 씁쓸함을 느꼈습니다.
'그럼 너는 어떻게 취업을 하라고 이야기할꺼냐?'
'그 전에 너는 지금 어떻게 일하고있냐?'
일을 할 때 늘 생각합니다.
"지금 내가 일하는 기회를 얻은 건
미래의 누군가한테 잠시 빌린 기회일뿐이다"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면
최대한 그 상태 그대로 반납하는게 예절이듯이
누군가한테 빌린 기회를
더 좋은 기회로 반납하고 싶습니다.
그러기위해서 최소한은
'그래도 우리 신입은 폐급은 아니네'라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요즘 MZ신입들 문제많다고 떠들던데
우리 신입은 그정도는 아니던데?
얘가 아직 부족한 것도 많고 신경쓸것도 많긴한데
그래도 뭔가를 할려고는 하던데?"
회사사람들 중 몇 명이라도 이렇게 생각해주면 감사하겠다는 생각으로 일합니다.
그 사람들이 친구나 가족한테 이야기를 하면
신입을 꺼려했던 사람들도
'MZ신입도 잘하는 친구가 있을 수 있겠구나'라고 인식이 조금이라도 바뀔테니까요.
그러면 나 하나로 인해 누군가는 기회를 얻어볼 수 있을테니까요.
그런 이유로, 후배들에게
'본인이 원하는 직무로 방향을 정해라'라고 누차 이야기를 합니다.
관심있는 일을 해야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더 생기니까요.
인제는 더 나아가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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