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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만든 공간] 생각이 공간을 만들고, 공간은 생각을 만든다

스스로 읽고 정리하는 독후감

by Tabris4547 2023. 1. 11.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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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을 꼽으라하면
유현준 교수님의 셜록현준이 있습니다.
저한테 생소한 건축학이라는 분야를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유익하게 풀어내주셔서
대학교 교양 강의듣는 마음으로 많이 즐겨봅니다.
그래서 유현준 교수님 책에 많은 관심이 갔습니다.
특히나 이 책, 공간이 만든 공간은,
"유발 하라리가 쓴 건축학 책"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건축학에 대해서 색다른 시각으로 접근했습니다.

 

 


생각이 만든 공간

유현준 교수님은
기후,문화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아시아와 유럽의 건축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설명해줍니다.
아시아와 유럽을 구분하는 것 중 큰 차이는
'쌀' vs '빵'.
아시아는 비가 많이 오는 지역이 많아 벼 농사에 적합한 반면
유럽은 건조한 지역이 많아 밀 농사에 적합합니다.
벼농사는 온 마을사람들이 함께 나와서
땅을 경작해야하는, 단체 생활을 형성하지만
밀농사는 혼자 개인이 경작해도 되는,
개인주의 문화를 형성합니다.
이런 차이로, 동양은 "관계"를 중시하게 되는 반면
서양은 "개인"을 중시하게 되었습니다.
철학에서도 이런 차이를 찾아볼 수 있는데,
동양의 대표사상인 유교는
"나와 다른 사람들 간의 관계"를 정의한 반면
서양의 대표사상인 데카르트,칸트 등은
"내가 생각한데로 세상을 본다"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제 건축물을 바라보겠습니다.
우리나라의 경복궁을 볼까요?
경복궁은 외국의 '어마어마한 궁전'보다는 스케일이 작습니다.
우리 조상님들이 '소박'해보이는 궁전을 지은 이유는
"자연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궁전 자체를 크게 만들기보다는
주변 환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경복궁을 설계했습니다.
궁전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처마는
안과 밖의 경계를 희미하게 만들어
자연스럽게 안에서 밖으로, 밖에서 안으로 나가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이제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전을 보겠습니다.
한달 내내 베르사유 궁전만 보러가도
다 보지 못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스케일을 자랑합니다.
유럽은 '나'라는 개인이 더 중요하고
자연은 정복해야할 대상.
그래서 동양처럼 주변 환경에 스며들기보다는
"나 이렇게 잘삽니다"라는 걸 보여주는 쪽으로 건축이 발달되어있습니다.

한 발자국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빈 공간'이라는 의미가 동양,서양이 서로 다릅니다.
동양은 '여백의 미'라고 말하죠.
빈 공간은 상상의 공간임과 동시에
자연과 이어지는 통로가 됩니다.
반면 서양의 빈공간은 '의미없는 곳'의 의미를 가집니다.
그래서 서양의 건축물은
동양의 건축물에 비해 여백이 덜합니다.

 


공간의 인식을 바꾸는 매개체

'지구촌 사회'라고 할 정도로
이제 전세계가 점차 가까워졌습니다.
미국에 사는 톰과 이이기하는데
실시간으로 바로바로 소통할 수 있을 정도로
체감적 공간이 줄어들었습니다.
유현준 교수님은 '공간의 압축'이라고 표현합니다.
이렇게 서로간의 거리를 줄이게 된 매개체 중 하나는
바로 '도자기'입니다.
도자기는 오늘날 첨단 IT기기 급의 인기였습니다.
동양의 도자기는 서양 최고의 잇템이 되어
부르는 게 값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삼각돛이 발명되었습니다.
삼각돛의 복잡한 원리를 잠시 제쳐두고
기능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바람의 힘을 지혜롭게 활용한다'.
북위 30~60 사이의 네덜란드와 영국은
편서풍을 어떻게 지혜롭게 활용할까 고민하다가
삼각돛으로 만든 범선을 개발하기에 이릅니다.
이 삼각돛의 등장으로 대항해 시대가 열리면서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덕분에 이전에는 비단길 루트로 아시아와 교역했던 길이
바닷길까지 확장이 되면서
동서양의 거리가 점차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도자기로 지구의 공간이 압축된 것 뿐만 아니라
서양의 건축도 바뀌어나갑니다.
도자기에는 동양 전퉁의 풍경이 함께 담겨있었습니다.
여기에도 빠지게 된 유럽사람들은
중국풍 따라하기 문화인 '시누아즈리'가 형성됩니다.

조경은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을 보여줍니다.

르네상스 시절만 하더라도

각잡힌 기하학적 배치로

조경하는 스타일이 유행이었다면

요즘에는 점차 자연과 하나되는 쪽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자연은 정복의 대상'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유럽권이었지만

'자연과 함께 살아간다'라는 아시아권의 메시지를 받아드려

새로운 형태의 조경으로 나아갑니다.

이런 '문화 이중교배'를 통해

새롭게 공간이 만들어지고

이 공간으로 새로운 생각이 만들어질 수 있는

선순환이 이루어집니다.

 

 

 


가상공간 속 인간의 자세

가상공간을 바라보는 시각이

공대생 입장에서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앞으로는 실제 소유하는 집보다

가상공간의 가치가 올라가고 있고

반도체는 이 가상공간의 '부동산'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현실의 부동산은 발전에 제약이 있지만

가상공간 부동산에는 '그린벨트'가 없습니다.

앞으로 디지털 부동산은 점차 커질 일만 남아있고

사람은 점차 가상공간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 예상하면서

'반 사이보그'같은 모습이 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그러면 이 디지털 시대에 우리는 뭘 해야할까?

"디지털 공용 언어, 코딩을 배워야해!"

"AI가 지배할 거니 AI를 배워야해!"

유현준 교수님을 존경하는 이유는

이런 뻔한 말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유현준 교수는 '다름의 원천'인 디지털 공간에서

다른 것을 받아드리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역설합니다.

누구나 아는 뻔히 할 수 있는

'제약'을 극복한 '융합'이라는 멘트에서 유현준 교수님은

'나는 불완전하다'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걸 참가합니다.

고대 이집트 인들은 스스로를 '완전하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반면 그리스 사람들은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시간이 흘르고

이집트 미술은 계속 똑같은 미술만을 고집하게 되었던 반면

그리스는 조각상부터 음악까지 새로운 시도가 이뤄지면서

문화적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습니다.

 

'21세기는 융합형 인재의 시대다'

이 말을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대학교까지도 쭉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이 멘트가 '배부른 소리'라고 느껴지곤 합니다.

 

"당장 취업이 급한데"

"저런 걸 배운다고?그게 돈이 되냐?"

"난 전공이 이래서 저건 안 배워도 됨"

 

현실적인 문제 때문인지

자신의 전공외에는 잘 보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한가지를 제대로 잘하기도 어려운데

이것저것 다 배우면 언제 전문가가 되냐고 생각하면서,

다른 세상을 쳐다보지 않으려는 생각들.

그렇게해도 살아가는 데에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들이

융합형 인재라는 말을 허상으로 들리게 만드는게 아닐까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융합형 인재를 만들 수 있을까?

강제적으로 대학에서 '융합학과'라는 이름으로

억지로 섞어봤는 시도보다는

유현준 교수님의 말씀대로

'나는 불완전하다'라는 걸 깨닫고

다른 세상을 받아드리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시도를 독서를 통해 하기 시작했습니다.

전자공학을 전공했지만

인문,사회 관련 책들을 많이 읽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머리아픈 철학책을 읽어보면서

"이게 철학과 학생들이 대학 4년동안 고통받는 대목인가"

라는 생각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런게 하나 둘 쌓이니깐

다른 영역의 지식들도 상대적으로 덜 거부감이 생겼고

다른 영역의 친구들의 말도 기억하고 정리해둡니다.

이렇게 점차 지식의 카테고리를 넓혀보니

주변에서 종종 듣는 말.

"너는 어떻게 그런 걸 알고있냐?"

"전공이 공대맞아?"

 

공간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함께

어떻게 세상을 바라볼지 생각하게 만들어준 

유현준 교수님의 훌륭한 저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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