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관계에서
갑을 관계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고객은 대부분 갑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손님은 왕이라는 말이 있듯이,
손님이 상품에 불만을 느낀다면
을인 상품제공자에게 이의를 제기하고
심하면 거래가 중단이 되기도 하죠.
그래서 을의 위치에 놓은 기업들은
갑의 입장인 고객에게
많이 휘둘리곤 합니다.
하지만 꼭 모든 기업들이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종종 '을'의 입장이어도
'을만의 독자적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면
을의 위치도 상승하게 되죠.
그런 을 중에서,
'슈퍼 을'이라고 불리는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입니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마저도
굽신거릴 정도의 힘을 가진
슈퍼 을 회사입니다.
대체 이 회사는 어떻게 그런 위력을 가졌을까요?
반도체의 8대 공정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가 되는
포토공정(노광공정)입니다.
이 공정은
'빛으로 반도체의 회로를 그려넣어
반도체의 기능 및 성능을 결정하는'
공정입니다.
쉽게 반도체의 회로를 그린다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저 작은 반도체 안에
수 천 수 백개의 회로가 그려져있습니다.
저 수 많은 회로들을 정확하고
정밀하고 밀집되게 그리는 것이 필요하죠.
이 노광공정에 활용되는 장비 중
극 자외선을 사용하는 장비가 있습니다.
EUV장비라고 불리는 이 장비.
13.5nm의 극자외선 빛을 활용하여
기존에 난제라고 불렸던
20nm이하의 미세한 공정도 가능하게 만듭니다.
더 미세하기 그릴 수 있다는 건
한정된 공간안에
더 많은 회로를 그려넣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방에다가 물건을 넣을 때
물건의 크기가 줄어들면
공간을 좀 더 많이 활용할 수 있겠죠?
이처럼 반도체 회로의 크기가 줄어들면
더 많은 회로를 그려넣을 수 있고
그에 따라 성능이 더 올라가고
이는 첨단반도체 생산으로까지 이어집니다.
이렇게 좋은 EUV 장비지만
제대로 다룰 수 있는 회사가 얼마 없습니다.
EUV가 성능이 좋은만큼이나
다루기가 상당히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빛의 파장이 있습니다.
파장이 짧은만큼
주파수가 높아서
빛이 공기중에 흡수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러니 반도체에 빛을 새겨넣을 때
제대로 회로가 그려지지 않은 경우가 많죠.
그 어려운 걸 해낸 유일한 회사
바로 ASML.
전세계에 수 많은 반도체 장비회사가 있고
오늘날에도 우리나라 회사들이
EUV장비 개발에 연구를 몰두하지만
현재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EUV장비를 제대로 만들고 납품하는 회사는
ASML이 전부입니다.
메모리이고 비메모리고
결국 초미세가 주요과제.
삼성,SK하이닉스,TSMC 등의
굴지의 반도체회사들이
EUV공정기술이 있는 회사들이며
이 회사들이 다른 경쟁업체들과
압도적인 기술리딩을 하기 위해
EUV장비도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일하게 장비를 납품하는
ASML조차
장비를 1년에 현재 50대도 생산하지 못할정도로
장비제작기술이 까다롭습니다.
2023년에 들어서야
60여대로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했지만
이게 말처럼 쉬운 기술이 아니라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이렇게 되어버리니
장비 하나만 1500~2000억을 넘어갑니다.
장비 하나가 괜찮은 중소기업 하나
그냥 사들이고 남을 정도.
이렇게 비싼 가격인데도
매물이 없으니깐
고객사인 삼성,SK,TSMC입장에서는
고객이지만 굽신거릴 수 밖에 없습니다.
고객이 화가나서
"거 가격이 너무 심한거 아니오!"
하면서 화를 내자니
EUV공정의 이득이 엄청나고
설령 화를 낸나치더라도
"그래?그럼 너네한테 안 판다"
라고 해버리면 자기만 손해보는 셈.
그러니 아무리 갑의 입장이어도
을한테 함부로 대할 수 없죠.
"제발 우리한테
하나라도 더 주지 않겠니?"
갑을관계.
전통적으로 고객이 갑이지만
을이 압도적 기술력을 가진다면
을도 강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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