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물 주인공 중
'유리멘탈'하면 가장 먼저 거론되는 인물.
바로 에반게리온의 이카리 신지.
에반게리온을 좋아하는 팬분들조차도
상당수가
'얘가 가장 암덩이'
'주인공이 가장 멋없다'
이런 평을 합니다.
과연 이카리 신지는 유리멘탈일까?
저는 신지의 편이 되면서
신지를 변호하는 입장에서
신지의 마음을 생각해봤습니다.
갑자기 아빠일터에 갔더니
개간지 로봇을 만난 신지.
아빠는 설명도 없이
일단 타보라고 이야기합니다.
처음에 싫다고 박박 우기는 신지.
다른 메카물 주인공이었다면
'좋아! 내가 이 세상을 구하겠어!'
'싫지만...어쩔 수 없잖아!'
라는 식으로 탑승하는데
끝까지 싫다고 뻐기는 신지.
이 반응이 만화적으로는 어색하더라도
현실적으로 보면 당연한 반응.
갑자기 정체불명의 괴물을
처음보는 로봇을 보고 싸우라고?
그것도 자기를 거의 버리다 싶이 한 아빠가
그걸 하라고 명령한다?
그리고 아빠의 반응도 냉담.
싫으면 꺼져! 라는 식.
사실 신지가 초호기에 탄 건
레이 때문이었죠.
주변사람들의 눈치에 더해져서
'내가 안타면 저 아픈애가 탄다고?
이건 아니지...'하는 생각이 많았죠.
그렇게 억제로 탔더니
새로운 학교에 가자마자
일진한테 뚜둘겨맞은 신지.
토우지는 자신의 여동생이
에바와 사도와의 전투에서 다쳤는데
이게 다 에바를 탄 신지때문이라는 것.
신지입장에서는
'내가 억거지로 탔는데 말이야.
왜 멱살까지 잡히면서 뚜둘겨맞아야해!'
라는 억울함이 들만하죠.
이후 제 4사도와의 전투에서보면
1분남짓하고 플러그 시프나이프를 코어에 꼳을때
표정이 다소 섬뜩합니다.
사도랑 싸우다가 죽을 수 있는 공포.
당장에 초호기에 전해지는 아픔도 있지만
이런 일을 하고도 인정받지 못하는
슬픔도 함께 보입니다.
그래서 이후 SDAT를 꼳고
네르브를 탈주하는 신지.
이후에 다시 돌아옵니다.
사실 돌아온 게 신기할 정도.
이미 리츠코도
'저 애. 아마 안 돌아올꺼야'라고 말한걸 보면
네르브 사람들이 신지의 복귀를
불투명하게 생각했던 걸로 보입니다.
이후에 아스카가 합류하고
신지도 에바에 익숙해지면서
점차 바뀌어나갑니다.
원래는 내성적인 아이였지만
에바에 타면서 사람들과 친해진 신지는
이제 슬슬 사람들과 가까워진
밝은 아이로 자라나라 싶더니...
하지만 신지의 멘탈은
3호기와의 전투에서
다시 갈라집니다.
사도에 감염된 3호기.
스펙자체도 최강인데
사도의 힘까지 결합하여
순식간에 0호기,2호기를 제압하고
초호기만 남은 상황.
신지가 충분히 제압할만했지만
신지는 그러지 못합니다.
3호기의 엔트니플러그를 보고
사람이 타있는 걸 아는 신지.
사도는 죽일 수 있어도
사람은 죽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빠인 겐도는
결국 비장의 수였던
더미플러그를 발동시키고
더미플러그로 그대로 엔트니플러그 박살.
근데 어?
탑승자가...
반 친구였던 토우지였어???!!!
분노한 신지는
아버지를 '그 자식'이라고 부릅니다.
아빠가 뭔데 사람을 죽이라고 그래!
이제 아빠도 아니다!
신지는 한번더 에바를 떠나지만
카지가 알려준 서드 임팩트의 전모를 듣고
다시 초호기로 돌아온 신지.
각성한 초호기는
싱크로율 400%이상을 선보이며
제루엘을 갈기갈기 찢어버립니다.
하지만 싱크로율 400%의 댓가로
신지의 육체가
LCL과 융화되어 자아가 사라집니다
간신히 본인의 자아를 찾고 다시 돌아왔지만
이런 사건을 겪었다는 것부터
일반인 입장에서보면
상당히 정신적으로 충격이 크죠.
이후 신지의 멘탈은 급격하게 갈려나갑니다.
카지의 죽음.
아스카의 정신붕괴.
레이의 정체.
어머니와 초호기의 관계 등등.
특히나 아빠 겐도는
신지 때문에 어머니가 초호기에 갇혔다 생각하고
신지를 싫어했다는 사실을 알게되자
더더욱 멘탈이 갈라집니다.
이런 신지에게
유일한 친구가 되어준 소년.
나기사 카오루.
신지는 살면서 처음으로
이 소년한테 마음을 열어보면서
다시 정신을 회복하나 싶었으나...
소년의 정체가 사도임을 알고
카오루를 죽일 수 밖에 없었던 신지.
이미 여기서 신지의 정신은
가루가 된지 오래.
이미 신지의 정신은
'차라리 죽는 게 더 낫다'라고 할 정도로
정신이 쇠약해졌습니다.
네르브가 점령당하는 상황속에서도
죽고싶다는 말만 무한재생하는 신지.
그도 그럴것이
억지로 에바에 탐->친구들 모두 떠남+아버지 정체 알게됨
->마지막 남은 친구(카오루)마저 자기손으로 죽임
특히나 카오루를 죽인 것 때문에
'나는 열심히 해봤자
사람을 죽이는 것밖에는 못한다'
라는 생각이 깔려있습니다.
초호기를 타기 직전
미사토와의 대화에서
자기비하를 극도로 하고 있습니다.
이미 카오루라는 소중한 친구를 잃었기 때문에
더이상 삶의 의지가 없는 신지.
다행히 미사토가 나눠준
어른의 키스 덕분에
다시 초호기에 타지만...
그렇게 초호기에 탔더니
아스카의 2호기는 이미 사지절단.
이걸보고 신지의 멘탈은 다시 폭주.
양산형 에바들이
신지를 의식의 제물로 삼는 과정에서도
신지는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정확히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네요.
그냥 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정신이 갈라질 뿐.
계속 자기탓만 하다가...
릴리스와 결합한
레이를 보고 다시 정신이 나간 신지.
양산형 에바에 나온
여자얼굴(레이의 얼굴)을 보고
또 다시 멘탈이 갈라지는 신지.
저걸 눈 앞에서 라이브로 본다면
정신이 안 갈리는 게 신기할 정도.
이정도봤는데
기절을 안하는 게 신기할 정도.
다행히 릴리스에 결합된
카오루가 신지와 대화하여
겨우 마음의 문을 다시 열지만...
심지의 내면 심리는
이미 절망 그 자체.
'모두 죽었으면 좋겠다'는 신지의 속마음으로
모두가 하나가 되는 인류보완이 실행.
여기까지만 보면
'쟤가 멘탈이 약하니깐 인류를 다 터트려버린건가?'
라는 식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극이 계속 진행되면서
'정신붕괴를 안 겪기가 힘든'이카리 신지인지라
저런 붕괴가 자연스러운 느낌.
또, 마냥 유리멘탈이라곤 할 수 없는 건,
결국에는 보완이전으로 되돌렸다는 것.
만약 신지가 단순한 찌질이에 유리멘탈이었으면
보완된 상태로 끝났을 수 있지만,
레이와 카오루와 대화한 끝에
결국 멘탈을 다시 잡고
'이건 아니다'생각하고
다시 보완을 취소시킵니다.
이런 점에서만 보면
멘탈이 붕괴되더라도
금방 반성하고 고칠 수 있는
건강한 멘탈입니다.
그래서 전 이번 신극장판 신지가
상당히 성장했다고 느껴져요.
비슷한 일을 또 겪었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열혈모드로 변하더니
이제는 자기 스스로
마음을 변하게 만들었죠.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1995년 원작이후로
2021년에 신극장판이 끝났으니
거의 25년동안 성장한 신지.
언뜻보면 유리멘탈같지만
실은 누구보다 건강한 멘탈을 가진
시청자들이 감정이입할만한 주인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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