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건담] 파격 그 자체

파격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줍니다.

예술사를 읽어보면

파격이 어떻게

시대에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있습니다.

원근법의 등장부터

오늘날 현대미술까지

발달을 읽어보면

미술가들이 파격적인 도전을 해왔고

그 파격이 당시에 엄청난 반발도 가져오고

그런 도전이 반복되면서

예술이 발전해 나감을 알 수 있습니다.

​

40년을 넘게 이어온 건담도

그동안 계속해서 파격적인 시도들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제 머릿속에서도 여러 가지가 떠오르지만

파격이라고 하면 이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최초의 비우주세기 작품이면서

건담이라는 시리즈를 아예 다르게 재해석한

기동무투 G건담!

 

 

​

건담이 파이터가 된다고?

G건담은 설정부터가 파격적입니다.

미래세기 F.C

(Future Century)

이 세계관은 우주전쟁이 없습니다.

건담하면 우주에서 대규모 전투가 벌어지는

웅장함이 생각나기 쉽지만

G건담은 그런 컨셉이 아닙니다.

G건담의 전쟁은

'건담파이트'입니다.

세계 각 국가가

서로 패권을 가지기 위해 다투다가

지구가 오염되어 우주로 거처를 옮깁니다.

그리고 올림픽처럼

4년마다 한 번

각 국가의 대표건담끼리 파이트를 벌여

우승 국가가 4년간 전세계 패권을 차지하는

새로운 개념의 전쟁입니다.

그래서 각 국가를 대표하는

건담들이 있습니다.

처음보는 사람이라도

'저건 어느나라 대표구나'를 인식하게

디자인된 모습.

가장 충격적인 건

캡슐파이터에서 많이 알려진

네덜건담.

실제로 공격이 풍차돌리기라니.

여러모로 충격과 공포의 설정.

기존의 건담이라고 하면

극 중에서 소수만 등장했고

전투병기의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렇게 다양하고 독특한 건담이 나오면서

'건담도 다양하게 그려낼 수 있다'

라는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무술하는 건담

건담파이트라는 이름답게

파이트에 최적화된 시스템.

건담 시리즈 유일하게

쫄티를 입고 싸우는 건담.

모빌 트렌스 시스템 상에서는

파이터가 움직이는 데로

건담이 움직입니다.

이 덕분에 건담의 움직임이

사람의 본능에 가까운 움직임을 선보여

화려한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거기에 무술까지 더해진 미친 설정.

'이 손...붉게 타오른다!

네놈을 때려잡고 승리를 쟁취하라고!!

필살!!!! 폭렬!!!!

갓 핑거어어어어어어어어!!!'

'류파! 동방불패는 왕자의 바람이요!

필살!!!! 석파 천경권!!!!'

말하다가 상대방은 왜 안때리는지 모르겠지만

길고 긴 대사를 외치면서

공격 하나 날리는 연출.

나중에 가면

스킬하나 쓰다가 땅 갈라지고

어디가 폭발하고

별일이 다 생깁니다.

이런 연출은 메카물중에

용자물,열혈물에 많이 나오는 연출입니다.

그런 쪽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것이 진정한 상남자 건담이다'

라고도 평가하시죠.

실제로 몸 싸움하듯이 싸우기 때문에

인물들간의 고통도 높은 편.

실제 스포츠경기를 하듯이

땀을 흘리거나

고통을 호소하면서

원초적인 동물적 감각으로

싸움을 벌입니다.

기존의 건담과 다른 방식이라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건담도 이렇게 표현할 수 있구나'

라는 점에서 

상당히 신선한 시도라고 봅니다.

 

독특한 주제의식

이런 연출뿐만 아니라

작품이 주는 주제의식도

신선했습니다.

G건담 뒷 배경을 보면

지구의 폐허된 모습이 많이 등장합니다.

도몬의 스승인 동방불패.

지구를 무대로 벌어지는

이 건담파이트의 모순을 지적하면서

다시 지구를 되살리고자 합니다.

겉으로는 평화로운 세상같지만

결국에는 가짜로 살아가는 세상.

동방불패 선생의 외침으로

G건담 세계관의 한계가 들어나며

겉으로 좋아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보여줍니다.

진짜로 돌아가기위해

진짜의 지구를 살리려는 목소리.

무술로 벌여지는 화려함 뒤에

쓸쓸한 뒷배경이 있음을 말하면서

지구에 대한 씁씁한 현실을 이야기합니다.

이런 점이, G건담이 단순히 보여지는 걸 넘어서

주제적으로도 파격적이었다고 느껴지네요.

 

G건담은 파격적인 시도와 더불어

전하고자 하는 내용도

충실한 작품입니다.

단순한 편견보단

열린 자세로 보면

더욱더 재미있는 시리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