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미술 공부를 할 때 아쉬운 점 중 하나는
'진품의 맛을 느끼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해외여행을 가서 직접 유적지를 볼 때의 느낌이
교과서에서 '이런 유적이 있습니다'라고 배우는 것과 차원이 다르듯이,
유명한 해외의 미술품들을
사진으로만 볼 때의 아쉬움도 항상 존재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특별전은
아주 특별한 의미를 가집니다.
오스트리아 수교 130주년 기념으로
빈미술관 작품 96점이
국립중앙박물관에 들어왔습니다.
장신구,조각상,미술품 등
다양한 작품들이 있으며
유명 작가들의 그림 진품을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입니다.
입구에서 한 컷.
15세~20세기 초까지
신성로마제국~오스트리아 제국을 지배한
합스부르크 왕가.
이 왕가는 한 때 유럽의 최강자로 군림하면서
방대하고 귀한 작품들을 수집하고 보관했습니다.
신화를 바탕으로 한 조각상.
헤라클레스의 근육이 섬세하게 표현되어있습니다.
중간중간에 있는 합스부르크 왕가에 대한 설명.
당대 패션의 아이콘인 갑옷.
저런 갑옷을 입으면
방어력은 보장이 되는데
입기 영 불편한 건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전시관 한 켠에
사람이 직접 저 갑옷을 입고 누워서 푸쉬업하는 영상이 있어
생각보다 착용감이 좋아보입니다.
위에는 리본장식 갑옷.
아래는 독수리장식 갑옷.
아래껄 볼 때
대체 어디가 독수리일까 의문이 생겨
리본장식과 계속 비교하면서 봤습니다.
알고보니 투구 안면을 개방하면
독수리 모양이 나와서 그렇다네요 ㅎㅎ
메이플할 때 본 적 있는 샤브르.
날이 휘어있는 칼로
전투용이 아니라 의식용 칼이라네요.
(이걸로 몹을 때려잡는 메이플...그건 대체...)
루돌프 2세의 수집품을 볼 수 있습니다.
루돌프 2세가 유리멘탈이라
황권을 휘두르기보다는
예술과 학문을 독려한 황제로 유명합니다.
보석덩어리를 마치
반죽 주무르듯이
유연하고 섬세하게 깍아서 만든
그 당시 장인들의 솜씨가
놀라울 따름입니다.
보석판 위에다가
한땀한땀 모자이크를 박아서 만든 풍경화.
빈틈없이 꼼꼼하게 작품을 박은 흔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에 사용된 해시계.
기계식이 아니지만
그 당시에 한치의 오차도 없이
시간을 알려주었습니다.
메너리즘 시기의 대표화가인
요세프 하인츠 더 엘더의 작품.
그림 중간에
귀여운 아기 천사 둘을 그려넣으면서
포인트와 함께
작품의 구도를 살렸습니다.
신화를 배경으로 한 작품.
헤르메스가 비너스와 아레스에게
불륜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장면.
(원래 비너스는 대장장이 신 헤파이토스와 결혼했으나
너무 추남인지라 잘생긴 아레스와 불륜했다는 이야기가 있음)
그 당시 야자수 열매는
무척이나 귀한 것으로
피로회복과 해독에 효과가 있다고해서
주전자와 잔으로
정교하고 세련되게 디자인하여
사용하였습니다.
성모 마리아에 대한 그림들.
마리아를 우아하면서 단아하게 그렸습니다.
2관 시작은 실로암 장애인에서 제작한
점판화로 시작합니다.
메르게리타 공주 5살때 초상.
스페인 왕,필레페 4세의 딸로
친척이자 신성로마제국 황제인
레오폴드 1세와 결혼합니다.
이 초상화는 결혼전에
스페인의 궁정화가
디에고 벨라스케스가 그려서 보냈습니다.
벨라스케스는 왕족들의 초상화를
생동감있게 그린 것으로 유명한데,
마치 그림속 공주가 살아있는듯한
색감이 인상적입니다.
카를 5세의 튀니지 정복을 기념하는 매달.
네덜란드 전성기 시절의 그림.
네덜란드는 정물화.
특히 꽃에 대한 그림이 많습니다.
신교도인 그들은 신에 대한 그림을 그리는 건 우상숭배라 생각해서
사물을 중심으로 그린 네덜란드.
뒷 배경에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지만
시선은 꽃에 향하도록 되어있는 작품.
세상의 괴로운 걸
꽃을 보면서 잊으라는 메시지.
인생의 덧없음을 나타내는 정물화.
꽃이 화려하게 피지만
결국에는 다 진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문구.
이 작품 하나만봐도
이 전시회의 가치가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와 헤르메스가 나그네 옷을 입고 마을에 가서
'한끼줍쇼'를 시전하지만
마을 사람 전부 그들이 거지인줄알고 문전박대합니다.
하지만 유일하게,
필레몬과 바우키스 노부부가
이 두 사람을 반깁니다.
필레몬이 와인을 제우스에게 따르는데
어찌된 일인지 와인잔이 줄 질 않습니다.
'와...이 사람들 신이다!'라는 걸 느낀 노부부.
이를 느낀 바우키스가
집에서 기르던 거위를 잡아다가
신에게 바치려고하는 찰나를 담은 작품.
사진으로 찍어내듯
드라마틱한 순간의 모습이 잘 나타나있으며
눈가의 주름이나 발밑의 때 등등
디테일한 묘사가 환상적이며
인물 표정도 아주 생생하게 잘 그렸습니다.
또다른 작품.
결혼식 피로연인데
신부가 바람을 핀 걸 모르고
신랑이 헤헤 거리는 장면.
(오른쪽에 검은 모자에 띠를 두른 사람이 신랑)
오스트리아의 정치 기반을 다지고 발전시킨
마리아 테레지아는
왕족이 아닌 귀족과 9년이나 연애해서 결혼한
자유사상과 합리적인 정치마인드를 가진
오스트리아의 국모.
왕가에서 유일하게 여자임에도
왕위를 계승받습니다.
마리아 크리스티나 대공 약혼 축하연.
이 때 테레지아 황후는
남편 프란츠 1세 상중인지라
애도의 뜻으로 참석하지 않았고
가운데에 검은 휘장을 내리고
시중들은 검은 옷을 입었습니다.
이 그림의 테이블 한편에는
마리 앙투아네트도 있습니다.
프랑스 대혁명에 빠질 수 없는 인물.
마리 앙투아네트.
마리아 테레사는 프랑스 황실에
영향력을 행사하기위해
셋째 딸을 프랑스 황실에 시집보냅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루이16세의 왕비가 되어
패션을 선도할 만큼 트랜디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결국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집니다.
테리지아 황후가
생전 사용한 물품들입니다.
황족의 물건답게
고품스러운 느낌을 풍깁니다.
메디치가의 교황 레오 10세가
자신이 아끼는 예술가 라파엘로에게
'예수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한 연작'을 의뢰했습니다.
그의 밑그림을 바탕으로 제작한
테피스트리
'기적의 물고기 잡이'
신성로마제국을 박살낸 나폴레옹의 초상화.
오스트리아 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인물 중 한명인
씨씨 황후.
초상에서 보다시피 엄청난 미인.
하지만 본인은 테러범에 묻지마 암살을 당하고
아들은 권총자살을 했고
조카는 사레에보에 방문했다가 테러범에게 총맞는 등
비운의 황후로 불리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와 수교할 때
한국에서 보낸 갑옷.
누구의 갑옷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조선왕족의 갑옷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이 전시는 합스부르크 왕가를 잘 모르면
이해하기 힘든 전시입니다.
전시회에 가기전에
합스부르크왕가에 대한 지식이 있으면 좋습니다.
다행히 전시회 중간중간에
영상설명이 잘 되어있어서작품이해에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전시회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역사와 인물에
초점이 맞춰져있어서
미술사적 걸작이 많이 오지못해서 아쉬웠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루벤스 등 다양한 르네상스 시대의 작품들을
직접 마주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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