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이고 소통잘하는 인재'
대기업에서 밥먹듯이 이야기하는
인재상 중 하나죠.
어떻게보면 당연한 말이죠.
창의적이어야 독창적인 뭔가를 낼 수 있고
소통을 잘해야 회사사람들과 어울리니.
아마 대부분의 취업준비생들도
이에 맞추어서 면접을 준비할 것입니다.
창의라고 해봤자
일반적인 사람 수준에서는
엄청난 것이 없고
사실상 소통하는 부분이 클 수 있겠죠.
그런데 아무리 내가
'저 소통 잘해요.
제가 대학교 때 동아리 뭘 했는데~~
제가 프로젝트 때 팀장이었는데~~'
이렇게 말을 하더라도
면접관은 믿질 않았습니다.
분명 저 경험은 진짜고
난 사람들과 소통했는데
대체 왜 그러지?
계속 고민한 결과
제 스스로 답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고민하는 시간은 길었지만
답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바로 자기 이해 부족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데
왜 자신을 알아야 하나요?
대강 다른 사람에 맞춰주면 그만이지.'
아마 이렇게 생각하셨나요?
그렇다면 여러분들은
소통이 아닌
'대충 남들에게 잘보이는 방법'
만을 터득할 뿐입니다.
아주 간단하게
밥 약속를 예로 들어볼까요?
A:야. 우리 밥 한 번 먹을까
B:그래 좋아. 근데 뭐 먹지...?
A:흠...먹고 싶은 거 있어?
내가 어제 기름진 피자를 먹어서
오늘은 국물이 땡기는 데.
너는 어떄?
B:국물 좋지. 근데 나 마라탕은 내 취향이 아니라서
이건 빼고 골라보자. 그리고 찌개류면 난 완전 좋고!
A:그래. 근처 찌개집 한 번 알아볼까?
A와 B는 서로 각자
자신이 어떤 메뉴를 원하는지
상대방에게 명확하게 이야기했습니다.
A는 전날 기름진 피자를 먹어서
이를 해소할 국물이 떙기고
B는 국물은 좋지만 마라탕은 싫고
찌개류를 선호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자신이 어떤 메뉴를 좋아하고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명확하게 알기 때문이죠.
만약에 서로 자신을 모른다고 가정하고
대화를 재구성해보겠습니다.
A:야. 우리 밥 뭐 먹을까?
B:뭐 먹고 싶은 거 있어?
A:글쎼...피자는 칼로리가 너무 높고
치킨은 뭔가 안 땡기고
분식류는 살찔 것 같고...
B:흠...나도 딱히 뭐 떙기는 게 없는데...
파스타 어때? 그냥 떙기는데?
A:파스타?파스타는 너무 느끼하고....
(이렇게 메뉴선택만 질질 끌다가 서로 답답해짐)
아래의 대화는 읽으면서도
답답함이 느껴질 겁니다.
자기자신을 명확하게 모르니
상대방에게
Yes or No
난 뭘 원한다
이런 걸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그러니 서로 답답한 상황만 연출됩니다.
이런 간단한 걸
왜 현실에서는 제대로 하지 못할까요?
근본적으로는 자기 자신을 잘 알지못하는 건데
그 이유를 또 따지고 들어가보면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라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겉으로만 착하게 보인다면
대강 그럭저럭
사람들이 잘 대해준다고 착각하기 때문이죠.
내가 대충 굽신굽신하면
욕은 안 먹는다는 생각
내가 싫어하는 거라도 억지로 맞춰주면
상대가 날 따라줄거라는 생각
타인을 너무 의식하다보니
자신은 이해하지 않고
'착한 척'만 하는 것이죠.
그러니 겉으로보기에는
'소통잘하는 사람'으로 보일 순 있지만
진짜로 내면을 들여다보면
'자기 자신은 이해하지 못한 체
구색맞추기에 급급한 사람'이라고
느껴지는 케이스들이 많습니다.
그게 뭐가 나쁘냐
대강 남한테 맞추는 거
편한 거 아니냐고 물으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을 버리고 남한테만 맞추는 건
'나는 딱히 생각하기 싫으니
당신한테 맞출 것이다.
그러니 당신은 나에게 잘 해줘야한다'
라는 이기적인 심리가 깔려있습니다.
저는 이걸 제 스스로
'이기적인 이타심'이라고 부릅니다.
이타심같아보이지만
결국에는 이기적인 모습.
이런 모순때문에
결국 자신이 스스로 망가지기가 쉽죠.
또 다른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기 힘듭니다.
사람이 사람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모든 일생을
전부 다 파악해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같은 환경에서 자랐어도
어떤 시선으로 어떻게 세상을 보고
그 안에서 어떤 사람들을 만났는지에 따라
수 천 가지의 케이스가 있기 때문이죠.
그래도 나를 이해한다면
다른 사람을 어느정도는 받아드릴 수 있습니다.
'나도 예전에 비슷한 일이 있었으니
저 사람도 이런 심리겠구나.
나중에 한 번 이야기해볼까?'
라는 식으로 받아드릴 수 있죠.
하지만 나조차도 이해하지 못한다면
'쟤는 왜 저럼? 쟤 이상해!'
이렇게 수용하지 못하고
점점 세상과 담을 쌓을 수 있습니다.
끝으로 제가 내린
소통에 대한
고찰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우리가 세상에 나아간다는 건
사람들과 소통한다는 것이다.
소통은 타인에 대한
이해가 기반이 되어야한다.
타인을 이해하는 건
서로의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바로 자기자신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다른 사람을 이해할 능력이 생기겠는가?
사람이 바뀌는 걸까, 세상이 바뀌는 걸까?(사람에게 안타까움이 드는 순간) (4) | 2021.12.11 |
---|---|
블로그 이름의 유래(Door of Tabris) (0) | 2021.12.05 |
자기사랑은 자기 위안이 아니다! (0) | 2021.12.03 |
학벌 때문에 인생이 조졌다고? 그럴 수 있지. 하지만... (1) | 2021.11.21 |
오징어 게임의 성기훈은 '착한 사람'일까? (1) | 2021.11.17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