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드래곤볼Z 예전걸 보게 되었습니다.
옛추억을 떠올리면서 진짜 레전드였다 보다가
비교적 최근에 방송한
드래곤볼 슈퍼도 일부 봤습니다.
슈퍼가 작화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지만
설정이 꼬인 것 때문에 팬들의 질타도 많습니다.
버독에 대한 이야기
시간여행에 대한 이야기 등등
새롭게 드래곤볼을 써내려가는 과정에서
이전 올드팬들이 알고있던 설정출돌이 생겨나게 되어
올드팬들의 추억이 와장창된 감이 있습니다.
사실 이런 문제는
드래곤볼을 포함해서
레전드 만화를 새롭게 시작할 때 발생하는 전형적인 문제들입니다.
이 글은 이런 새로운 시도로 부활하는 레전드 만화에 대해서
제 개인적인 의견을 정리했습니다.
왜 굳이 예전에 나온 레전드 작품을 다시 살리는 걸까?
심플하게 '돈이 된다'는 이유입니다.
최근에 큰 화제를 모은 영화 슬램덩크를 볼까요?
슬램덩크는 90년대에 큰 화제를 모은
전설적인 애니입니다.
OST를 부른 박상민님은
여전히 이 노래 하나로 대동단결을 시킬 정도로
이 만화의 인기는 대단합니다.
이 당시 만화를 보던 10대,20대 초반의 청소년들이
이제는 20후반~30대가 되었습니다.
부모님 용돈타더 쓰던 위치에서
이제는 직접 돈을 벌게 된 위치로 바뀐 것이죠.
이 사람들한테는
"슬램덩크가 새롭게 나왔다"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어릴적 추억을 다시 불러일으키며
기꺼이 돈을 쓰게 됩니다.
또한 지금은 나올 수 없는
세기말 정서+일본 버블경제로 인한 작화 등을
잊지 못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에반게리온.
이 작품이 방송된지 30년이 다 되어가는 데에도
TV판 26편,극장판 2편만으로도
지금까지 레전드라고 불리고 있죠.
훌륭한 작화에 세기말에 온 인간에 대한 고뇌가 더해져
다시는 나올 수 없을 걸작으로 탄생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올드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목적만 있지 않습니다.
결국 신규유입 팬들을 만들기 위함이 큽니다.
처음 나온 드래곤볼을 예로 들어보면
Z를 즐겨본 아버지 세대와
슈퍼를 접한 아들 세대가 합쳐지고
슈퍼를 접한 아들이 다시 아버지가 되어서
미래에 드래곤볼이라는 컨텐츠가 소비될 기회를 마련해줍니다.
여기서 '어떻게 뉴비들을 끌어들일 것인가'라는 게 발목을 잡습니다.
레전드 만화가 방송했을 때의 시대와
지금의 시대는 여러가지로 상당히 다릅니다.
그리고 이왕 새롭게 나온김에
새로운 요소를 끄집어내어
프랜차이즈를 와구와구 만들어서
세계관을 확장시킬 욕심도 있습니다.
건담에서는 대표적인 사례가
MS08소대입니다
이 작품은 팬층도 많은 작품이지만
'설정파괴'의 시발점이 되었다는 욕도 많이 먹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설정에 있어서 기존 퍼스트 건담과
정면으로 충돌했습니다.
바로 연방군 MS의 등장에 대한 부분.
기존 퍼스트 건담 설정에 의하면
"건담이 맹활약을 한 후
전쟁 후반 12월이 되어서 GM이 대량양산된다"였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육전형 건담'이라는 양산형 건담이 등장하는가하면
'육전형 GM'까지 나오게 됩니다.
작품내의 시기는 9월 중순부터로 가정한 지라 논란이 많았습니다.
퍼스트 건담에서 해당 시기에서는
건담을 본 지온군이
"저것이 소문으로 듣던 연방군MS인가!"
"연방이 저정도로 기술력이 발전했다니!"
라면서 연방군 MS를 전혀 본 적 없는 반응이었지만
08소대 설정으로 본다면
"이미 저 시기때 지온도 연방군 MS와 교전을 한 적 있다"라고 되어있으니
설정이 베베 꼬이게 되었습니다.
이후에 나온 건담UC는 설정파괴의 도를 넘어섰다는 반응이 지배적입니다.
설정상 우주세기 UC0096인데
어떻게 된 것인지
훨씬 미래의 배경인 F91,V보다 더 사기적인 기체들이 등장합니다.
이 작품에는 "사이코프레임"이라는 개사기 물질이 등장하는데
이게 별의 별 기적을 다 만들어버립니다.
(적군 무기 뺏기, 자율주행,터지만으로 가루만들기,광역보호막 치기 등등)
이렇게 되어버리니 30년 뒤의 이야기인 F91이
오히려 초라해지는 아이러니.
"회사에서 신입사원을 뽑는 이유는
당장의 성과를 위해서 뽑는 게 아니다.
신입사원은 할 수 있는 게 사실상 거의 없다.
그럼에도 굳이 신입을 뽑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 하나는 분위기 전환이다.
뉴페이스가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경직된 분위기가 차츰 풀어질 수 있다"
취업 준비 때 임원을 역임하셨던 교수님께 들었던 말씀입니다.
고이면 결국에 썩기 마련이라고
아무리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한들
더 이상의 유입이 없다면
'철 지난 시대의 유물'로 남을 것입니다.
위에서 본 건담의 사례를 보면
방송 당시부터 지금까지 욕을 먹고있지만
그래도 그 덕분에 유입이 제법 생겨났습니다.
08소대가 밀러터리느낌이 나서 첫 작품으로 보시는 분들도 많고
UC가 판타지적인 느낌에 작화가 훌륭해서 접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저도 올드팬 중에 한 명인지라
기존의 설정이 깨지는 것이 그리 달갑지 않습니다.
내가 알고있던 것이 부정당하는 기분도 들거든요.
하지만 고이면 썩는다고
결국에는 새로운 설정으로 새로운 이야기가 그려져서
컨텐츠가 이어지는 게
설정을 지킨다는 이유로 과거에 머무는 것보다는
훨씬 발전적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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