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적인 여유가 생겨서
운전면허를 따게 되었습니다.
남들은 수능끝나고 따고
대학다니면서 따는데
"차 탈일이 없다"는 이유를 대면서
안따고 있었습니다.
사실은 운전하기 무섭다는 이유가 컸죠.
어릴때부터 카트라이더 완주도 못할 정도로
저질스러운 주행능력을 가져서...
그래도 이번에 큰 맘먹고 운전면허학원에 등록해서 마침내 취득했습니다!
2022.07.25 - [생각 및 일상] - 운전은 밖에서 하세요...제발...(실내운전 학원 후기)
2여년 전에 실내 운전학원에서 운전을 배웠습니다.
정확히는 '운전 시뮬레이션'을 체험했죠.
연습때는 기능시험 100점 밥먹듯이 찍었는데
현장에서는 경사로에서 실격...
실격 알람뜨자마자 '이게 왜요??'하면서 당황했던 기억.
(여기에 대한 당시의 감정은 해당 글을 참조)
그렇게 시간이 흘러
마음의 정리도 좀 되고
현실적인 정리가 좀 되었을때에
운전학원을 새롭게 등록했습니다.
어머니께서
"실내로 하면 안 된다. 무조건 실제차를 타야한다"라면서
당신이 작년에 도로연수를 받은 학원을 소개했습니다.
저 학원이 집이랑도 가깝고 셔틀도 운영되어서
도로연습까지 받는걸로 바로 등록했습니다.
스스로 아쉬웠던 건, 왜 그 당시에 바로 등록하지 않았냐는 거였는데
'필기 시험 합격했는데...2년전이라...'라고 하니깐
'그럼 처음부터 다시 해야해요'라는 답변을 들었어요.
알아보니 필기는 갱신이 1년이라,
귀찮게 또 필기를 봐야했죠.
첫 등록날 3시간짜리 안전교육을 듣고
문제집을 나눠줍니다.
사실 문제집보다는 어플로 공부를 더 많이 했는데
강사님이 '요즘에는 어플이 더 잘나와있다'라고 추천을 해주셔서
운전면허 플러스 라는 어플을 깔아 모의고사 몇 번 돌렸습니다.
예전에 필기시험을 본 가다가 있어서 금방 잘 풀었습니다.
필기시험은 학원자체시험이 아니라 면허시험장에서 봤습니다.
가장 가까운 서부 운전면허 시험장에서 봤고
기능수업 수강한 날에 끝나고 학원셔틀로 이동했습니다.
면허시험장에서 등록 및 신체검사를 마치고
필기시험까지 약 1시간 걸렸습니다.
그 당시에도 그랬지만, 체감상 어려운 문제가 많아
'와 씨...나 떨어지는 거 아님??'라고 쫄았는데
안정권으로 통과했습니다.
실제적으로 처음 차를 타는 것이었기에 긴장을 많이 했습니다.
옆에서 강사님이 긴장하지말라고 잘 코치해주셔서 이내 잘 해나갔습니다.
실내연습의 경험이 있어서 코스는 거의 다 알았고
직각주차 위주로 연습을 했습니다.
수업듣는 중 텀에 '실내 운전때 했던 거랑 느낌이 다르네요'라고 말하자
'완전 다르죠. 그건 하면 앙대~~'라면서 웃으시고
'그럼 다 알겠네요?그럼 직각주차만 좀 더 연습하면 되겠네요'하면서 회기애애하게 했습니다.
직각주차는 공식대로하니깐 잘 맞아떨어졌는데
체감적으로 좌회전/우회전이 더 어려웠습니다.
시속5km에 맞춰서 천천히 간다고는 하지만
언제 얼마나 꺽을지에 대한 감을 잡기가 어려웠습니다.
강사님이 이런저런 노하우를 알려주다가
본인이 편한데로 기준잡고하라해서 저만의 방법을 택했습니다.
기능수업 마지막 마치고 바로 시험을 봤습니다.
검정원이 차에 타라고 하더니 바로 시험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렇게 바로 본다고??"라고 스스로 놀랐습니다.
기능 마지막 시간에 직각주차에서 차선침범되는 실수가 있어서
(그동안에는 문제없었는데)
긴장하면서 시험을 봤었습니다.
2년전에 실격처리되었던 경사로 구간도 무사히 통과하고 심호흡
처음 좌회전 통과하고 심호흡
직각주차하고 심호흡
그 다음 코너링하고 심호흡
이제 마지막 가속 밟고 코너링하고 심호흡
안내메세지로 도착지점에 다 왔다고 할 때에
우측지시등키고 '통과했다'라는 안심이 들었습니다.
기능시험은 100점으로 통과!
이제 도로로 나가는구나.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전설의 짤방.
'운전학원에서 처음 50 밟을때의 나의 모습
살인적인 가속이다!'
2022.08.24 - [건담 메카 심층분석] - [톨기스] 살인적인 가속
원작에서 실제로 살인적인 가속을 가진 MS때문에
초반에 피토까지 했던 장면.
괜히 무서워지기 시작.
처음 기능시험연습때 20 밟는것도
와 씨! 왜케 빨라!!했었기에 50밟으면 저렇게 되는건가 상상의 나래를 펼쳤죠.
그런데 막상 도로에 나가서 50정도 밟으니깐 가속이 힘들진 않았습니다.
그보다는 중간에 앞에서 끼어들거나 앞차가 속도를 늦춰서 속도조절하는게 더 힘들었습니다.
기능때와 마찬가지로 좌회전,우회전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저는 쫄보라, 처음에 악셀도 안 밟고 회전해서
강사님이 '이러면 감점당해요!'라고 지적받기도.
특히나 우회전은 봐야할 것들이 많아서 더 어려웠고요.
U턴도 처음에는 벽에 박을까봐 걱정 많았습니다.
또 '어디서 차선 바꾸고 어디서 좌회전하고 어디서 U턴하고...'이런 코스를 알아야하는데
초보입장에서는 내 눈 앞에 있는 것만으로도 벅찼습니다.
2일차하면서 강사님이 어디서 뭐 하라고 알려는 줬는데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잘 안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유튜브로 호수운전학원 검색해서
A B C D코스 집에서 시뮬레이션하고
부모님께 브레이크밟는법/좌화전/유턴 등등을 여쭤봤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furkStJyuQ
https://www.youtube.com/watch?v=FDYxlqoj5A0&t=185s
https://www.youtube.com/watch?v=nw7ZnFIv6ZE&t=4s
https://www.youtube.com/watch?v=b6kM6of5ozU
도로연습 마지막 시간 끝나고 바로 봤습니다.
하필 마지막 연습때 U턴에서 큰 실수를 해서 긴장한 상태.
U턴 돌때 처음에 발 다 띠고 핸들을 감아야하는데
실수로 브레이크를 밟고 돌렸고
당황해서 조정하다가 차선넘고 중앙선 침범해서 강사님도 당황.
"이러면 실격이예요. 실격이 아니라 사고지 사고"
"아까까지 잘 했잖아요. 근데 왜...하...."
"이럼 다시 봐야한다고. 이건 시험 보고 안보고가 아니라, 사고날 수 있어요"
15분가까이 강사님이 이렇게 말해도,
'죄송합니다....'할 수 밖에 없었죠.
강사님께 피드백 다시 받고
시험보기전에 유튜브로 급하게 참고해보니
'그냥 핸들돌리는 것만 신경쓰자'라고 마인드셋.
시험코스는 가장 어렵다는 A코스가 나와서 더 긴장.
초초초 안전운전하겠다 마인드.
감독관이 '빨리 좀 갈게요'라는 말을 3번정도 하시고
우회전코스때에는 천천히 안전하게 가니깐
'그냥 갈게요'하면서 답답한 말투로 ㅋㅋ
(덕분에 안전이 확보되었다는 안심이 들었죠)
시동끌 때까지 감독관님이 답답함이 묻어났는데...
죄송합니다...제가 쫄보라...
속도이슈때문인지, 아니면 차선침범이슈인지는 몰라도
감점이 좀 되었지만
78점으로 합격!
끝나고 뒷좌석가서 다음사람 시험보는거 따라 가는데
진짜 기운이 다 빠졌습니다.
처음에 실내운전학원을 택했던 이유는
'안전함'과 '연습의 기회가 많다'라는 게 컸습니다.
사고날 위험도 없고
내가 못하는 코스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게 메리트로 느껴졌습니다.
실내시뮬레이션도 최대한 실제 자동차와 비슷하게 되어있었고요.
그렇지만 실제 자동차를 탔을 때 미세한 진동같은 것과
'혹시 내가 박으면 어떻하지?' 등의 긴장감을 느끼기에는 힘들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실내운전때에는 '박아도 다시 리셋하면 그만이야~~'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실제 차를 타니 그 긴장감이 생겨서 더 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도로주행때는 내가 다른 차를 박으면 어떡하지 라는 긴장도 생겨서 더 어려웠습니다.
저처럼 실내운전학원 이용 후 별로라고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의 대부분이 '실제환경에서 느끼는 긴장감이 없어서 실제 시험때 불리하다'
라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정석으로 실제 자동차로 배우니
처음에는 긴장도 많이 되었지만
'생각보다 할만한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잘 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배우니 시간도 돈도 절약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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