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많은 일들이 있었다보니 그 일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제 시점에서 바라본 일들이고 당시의 제가 느낀 걸 여과없이 적었습니다.
불편한 이야기도 있을 수 있고, 논란이 될 지점도 있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런 말을 공개적으로 적었을 때의 두려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제는 그 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고
그때의 자신을 감싸안고 싶었습니다.
댓글에다가 '니가 잘못봤겠지' '당신 잘못은 없냐?' '남탓하지마라'등등
당시 일에 대해서 제 잘못만 있는 것처럼 적지 말아주세요.
그거 때문에 정신적으로 엄청나게 힘들었습니다.
만약 저런 류의 댓글이 보인다면 주저없이 삭제하겠습니다.)
글을 작성한 시점 기준 일주일 전에 결과가 어느정도 나왔습니다.
면접을 본 이틀 뒤에, 담당자분이 전화로
"한국지사쪽은 다 오케이를 했다. 외국본사승인이 좀 걸린다"
라고 전달해주시면서 연봉얼마인지 딱 말해주면서
"본인 면접 다른 곳도 보고있는 거 안다. 그거 정리해주고 결정해달라"라고 말했습니다.
이 회사가 위치/조건/직무 모든게 만족스러워서 어느정도 마음의 결정을 해놨습니다.
그런데 하도 억까를 당하다보니, PTSD가 있어서
"나중에 말 바꾸면 어떡하지?"라고 불안한 마음이 들어
6/3에 문자로 "전화상으로 이야기하신 부분 메일로 전달가능하냐. 확실하게 하고싶어서 그렇다"라고 보내드리니
곧 승인받아주겠다고 다시 답을 해주셨어요.
그리고 어제 저렇게 offer메일이 왔습니다.
메일 아래에는 급여에 대한 상세정보가 나와있었고
만족한다면 회신해라는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현재는 인사담당자분께 '급여부분에서 궁금한 지점이 있다'라고 해서
해당 부분 안내받는데로 accept확정할 예정입니다.
2022.05.22 - [생각 및 일상] - 이 시국에 대기업을 퇴사한 이유
벌써 저 글을 쓴지 2년이 되가네요.
2년이라는 시간동안 정말 힘든일이 많았습니다.
누구는 이렇게 말하겠죠.
"돈 따박따박주는 대기업 퇴사했으니 돈 끊겨서 힘들겠다"
물론 취업이 잘 안되서 힘들었던 것도 있었는데
그렇다고 '다시 돌아가고싶다'라는 생각이 단 1도 안 들었어요.
대기업인데 배부른 소리하냐는 반응이 있을 수 있는데
정말로 그때 일이 너무 안 맞았어요.
회사 자체도 그렇고.
그런데 주변에서 잘 모르는 사람들이
"너 연봉 7천버는 놈이 왜 힘들다 찡찡대냐?"
"나 같으면 힘들어도 정년까지 어떻게든 버틴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게 더 스트레스였습니다.
차라리 나이가 있으신, 아버지 세대분들이 이런 말을 하신다면
'저 때야 워낙 힘들었을때니깐.'이러면서 넘어가기라도 하는데
비슷한 나이대의 친구들이 저런 말을 하니깐
상처가 많았어요.
한번은 이런 적이 있었어요.
어디 모임에 나갔는데, 그 친구가 초장부터
"엘지면 연봉 얼마냐?"라고 묻더라고요.
인터넷에 찾아봐라, 이거 원래 말하면 안되는거다 라고 대강 넘기려하는데
혼자서 주변이랑 이야기하면서
"5천?성과급 잘터지면 7천?영끌하면 1억?"이러면서 지혼자 쑈를 했어요.
그러더니 자기 힘든걸 막~~이야기를 했죠.
"맨날 야근에 시달리고, 급여는 그닥이고, 퇴사 마렵다"
그러다가 절 보더니
"니는 대기업이니깐 워라벨도 최고고 돈도 잘 나오니 이런 거 이해못하겠다"
라서 선을 딱 그었습니다.
18 뭐지?내가 잘못들었나?
그때까지만해도 "많이 힘들어서 저러나보다 하고 넘겼습니다"
그래도 자꾸 저렇게 이야기를 하자 좀 참으면서
"입사준비하면서 블로그에 기술같은거 정리해놓은게 있다"라면서 보여줬습니다.
그러자 "넌 워라벨이 되니깐 블로그같은 걸 할 수 있구나"
아니, 내가 군전역하고나서 시작한 건데, 이게 왜 워라벨이랑 연결되지?
어이가 없었죠.
여기서 저도 빡침이 선을 넘어간 상태지만, 한번 더 꾹 참고
"그렇게 부럽다 생각하면 넣어라. 넣는데 뭐 돈이 들어가겠냐?"
라고 좋게 좋게 넘어가려고 했죠.
그러자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나 대학이..."(서로 같은 대학출신) ->그럼 나는 어캐 붙었는데?
"나 학점이..." ->나도 학점 그리 좋지 않아. 넣어봐라
"나 영어가..."->문과기준으로쳐도 토익 700~800사이다. 대기업은 그게 기준이다.
결국 할말이 없어지니깐
"사실 내 일이 원래 워라벨이 좋은데...~~가치를 할 수 있긴한데...지금 시기가..."
"거기가면 이런 가치를 못 만들어내고~~"
이런 류의 일들을 겪으면서
사람만나기가 무서워지고
친구관계에 대해서 현타도 많이 왔고
그동안 뭘 위해 여태까지 살아온거지?
라는 회의감도 많았습니다.
2023.08.04 - [생각 및 일상] - 네이버 부스트캠프 웹 모바일 8기 챌린지 후기
그리고 여름에 감정이 폭발하는 일이 있었죠.
네이버 부스트캠프를 했습니다.
당시 운영진들이
'개발자들은 소통하는 사람이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당시 어떤 분한테
'본인이 실력이 떨어지는게 아니다. 다만 감정이 고장난 상태다.
그런걸 인제는 좀 풀어야한다'라고 하신게 떠올라
이번 기회에 소통을 좀 해야겠다 다짐했습니다.
그래서 당시에 해당 캠프 슬랙에 이런 저런 생각 적었습니다.
"저는 이번에는...(제 이름)님이 가장 인상깊었어요.
여러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본인 감정 적는거 대단하신거 같아요"
2주차였나. 운영진에게 질문하는 시간 중
"그동안 수료생 중 기억남는 사람이 있었냐"는 질문에 대해 저런 답을 했어요.
제 입장에서는 기분이 좋았죠.
여러 사람들 앞에서 제가 잘하고있다고 하는 거니깐.
그래서 저도 더 많이 소통했고
주변 사람들이 '글 보고 많은 힘 얻었다'라는 말도 하고
어떤 분은 (주차 끝날때마다 감사했던 사람 적는게 있었음)
"저는 님 적어냈어요. 진짜 많은 도움되었고 힘들때 도움되었어요"이런 말도 해주셨어요.
그런 덕분에 정신적으로도 많이 회복되었고요.
그런데...
같이 했던 분과 결과 메일을 열어보는데
그 분은 붙고 저는 떨어졌더라고요.
심지어 주변에
"덕분에 도움 많이 되었어요"라는 분들은 거의 다 붙고
정작 저는 탈락한, 어이없는 상황.
상황이 전혀 이해가 안되었어요.
전체적으로 많이 합격한 상황인데...
이게 말이 되는 상황인가.
그럼 운영진은 날 왜 언급한거야?날 가지고 논건가?
사람들은 날 그냥 이용한건가?
'과제,출결이 부족한 거 아니냐?'
그런 기준 자체가 없습니다.
수료생들이 과정 중간에 '합격기준이 뭔가요?'라는 말에
'생활 열심히 하면 됩니다. 과제 출결 부족해도 되는 경우 많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출결 전부 성실히했고
과제도 완성도가 부족할 지언정, 매번 늦지 않게 올렸습니다.
그런데 왜...?
대답을 들을 수도 없었습니다.
'니가 잘못한건데 남탓한다 쯔쯧'이런 말이 들려오는 기분이었습니다.
정말 죽을만큼 정신적으로 힘들었습니다.
그동안 저런 류의 말을 들은 기억들이 떠오르면서
마음이 괴로웠습니다.
실제로 정신과도 방문했었습니다.
그때는 스스로 '내가 당장 어떻게 할거같다'라는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결국 고양시 건강가정센터에서 진행하는
심리상담을 받아보고 마음이 진정은 되었지만
여전히 안풀리는 것도 많았습니다.
(한 2달정도 총 10회 상담진행했습니다.
감정적으로 안풀리는 부분들도 있었지만
상담덕분에 많이 편해졌습니다.
그리고 그 내용을 토대로 제 감정도 많이 알았고요)
아침에 눈뜨면 욕하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더 뭘 하기도 싫었습니다.
취업이고 나발이고 다 때려치우고 싶었습니다.
사람 자체가 다 싫어서
인스타그램도 삭제를 했습니다.
(인스타 삭제는 정말 잘한 거 같네요.
지운지 8개월 정도되니 정신이 맑아지네요)
2024.01.14 - [CS지식 학습] - [프로그래머스 데브코스 리눅스&커널 전문가 과정] 데브코스 3개월차 회고록
그래도 취업하는걸 보여야 집에서 뭐라 안하는데...
이런 잉여로운 생각에 프로그래머스 사이트에 채용공고 보려다가
데브코스? 리눅스 커널?
임베디드 sw가 커널알면 어나더레벨이 된다던데?
취업도 잠깐 쉬면서...공부한다고 도망칠까?
이런 생각들이 종합적으로 들면서 신청했습니다.
코테를 보긴했지만 기존에 해둔게 많아서 통과했습니다.
과정초반에도 감정적으로 남아있던게 많았습니다만,
계속 공부하면서 사라졌습니다.
이상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존나 어려워서 다른데에 신경쓸 겨를이 없다'가 이유였습니다.
커널 빌드 한번하는데 기본 2시간이고
분명 그대로 따라쳤는데
왜 예시대로 안되는지 모르겠고
그걸 몰라서 다시 처음부터 다시하는 등등
'여기서 포기하면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이거아니면 더 이상 안된다!'라는 절박함이 있었던거 같아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
그리고 과정 중 대표강사이신 '김동현'개발자님께 정신케어를 많이 받았습니다.
힘든거 있으면 그냥 자기한테 말해도 된다고 여러 번 과정중에 이야기를 하셔서
양해를 구하고 장문의 메일을 넣은 적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언제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제 입으로 이야기하기 그렇지만...나름 잘 끝냈습니다.
2번씩 이달의 우수학생 선정도 받고
마지막엔 우수수료생으로 선발도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임베디드'하면 '똥망분야'로 불립니다.
sw영역중에서 비인기에 속하죠.
컴퓨터학과에서는 웹/ai중심으로 인기가 많아 비선호가 되어갑니다.
전자과는 그나마 hw쪽이라 좀 있지만, '그나마'지 여전히 비선호.
배울건 겁나 많습니다.
hw에 대해서 알아야하기 때문에
컴퓨터구조/회로분석/신호분석/디지털신호 등등에 대한 건 기본이고
컴학에서 악명이 높다는 운영체제도 알아야합니다.
'임베디드 운영체제 몰라도 할 수 있는데?'라는 분도 계실 수 있어요.
몰라도 할 수 있긴한데, cpu가 어떻게 sw를 동작하는지 이해를 깊게하기 위해서는
해당 부분이 매우 필요합니다.
이렇게 배우고나서 진로가 좋은가?
그렇지 못하다는 인식이 많습니다.
'임베디드는 좋소기업만 간다'
'임베디드 si중심이고 박봉에 야근에 몸과 정신만 상한다'
이런 말을 대학교때도 많이 들었기 때문에
이 분야를 하는것에 두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공부를 해나가면서, 이 분야가 어디에 적용되는지 더욱 이해를 하면서
소문이 좀 부풀린게 많다는 걸 알았습니다.
이쪽 분야의 분들이 다들 조용하시기에, 정보가 잘 안도는 것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임베디드가 가장 잘 맞았습니다.
이상하게 저는 커널빌드하고 아키텍처구조보고 ftrace메세지 분석하는게 좋더라고요.
(이래서 임베디드하는 사람들을 '진짜 광기'라고 생각합니다)
임베디드에 대한 인식이 안좋게 된 이유로
'대기업은 임베디드를 잘 안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삼성,sk,LG등 유명 회사들 몇몇 외에는 임베디드 직무를 잘 안씁니다.
예전의 저도 그랬지만, '중소기업->힘들고 안 좋은 회사'라는 인식이 많았죠.
그런데 중소기업이라고 안 좋은 건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스타트업에 재직중인 대학 동아리 사람을 만났는데
'이 정도로 대우가 좋다고??'라며 놀랐습니다.
그 분이 말하는 걸 정리하면
"체계적인 부분이 아쉬워서 일하는 부분에 어려움을 느낀다.
그런데 스스로 많이 배워나갈 수 있었다.
대표님이 첫 3개월동안 베릴로그만 파라고 지시했다.
그거 토대로 지금 실무에서 잘 써먹고있다.
(양해끝에 여쭤봤습니다)급여적인 부분도 적지 않았고
무엇보다 커리어를 잘 쌓을 수 있다"
'기래기'가 나쁘지, 기자가 나쁘지 않은 것 처럼,
'좋소기업'이 나쁘지, 중소기업이 나쁜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실제 면접을 보면서
'중소/외국계가 나랑 더 맞는구나'를 많이 느꼈습니다.
대기업 면접은
"취미생활이 뭐예요?" "타 회사에서 연봉 더주면 어떻게 할거예요?" 식의,
굳이 이런 걸 물어서 어떤 의미가 있을까 라고 생각한 질문이 많았고
직무관련으로 깊게 묻는 면접관도 많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중소/외국계는 정말 깊게 물어봤습니다.
제 블로그/링크드인 전부 다 보셨고
깃 하나하나 다 보셨습니다.
실제 면접때 코드를 보면서 질문을 던졌거든요.
그리고 프로젝트 했던 거에 대해서
이걸 왜 했고, 어떤걸 어떻게 썼는지 등등을 전부 다 말해야했습니다.
대기업 면접을 준비했을때에는 '그럴싸하게 넘겨야하는'질문들이 있었습니다.
"타회사에 연봉 더 주고 이직제의가 온다면?"
"원하지 않는 직무에 발령된다면?"
"상사가 성격이 안 맞는다면?"
유튜브에 검색하면 '이렇게 말하는게 모범답안'이라고 정해진 게 있지만
준비를 하면서 '왜 내 마음의 말과 다르게 이야기를 해야할까?'라는 생각들이 있었습니다.
어떻게보면 이런 질문들의 의도가
"너가 우리한테 맞출 수 있어?"라는게 다분히 깔려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중소/외국계는 이런 류의 질문을 꺼내지 않습니다.
왜 이 일을 선택했는가/이런거 잘하는가 등등
전체적인 질문들이 '우리는 당신을 존중한다. 그러니 서로 어느정도 맞춰가볼 수 있는지 보자'라는 느낌이었습니다.
과감하게 회사 이야기를 해주는 것도 좋았습니다.
우리 이런 회사다, 우리 이런 일 한다
입사하면 이런 일을 한다.
이런 지점은 지원자가 잘못 생각한 거 같은데, 실제로는 이렇다 등등
면접관 질문 끝나고 '우리한테 궁금한거 있나요?'하면서
성심성의껏 답해주시는 분위기였습니다.
합격한 회사의 경우에는 정말 젠틀했습니다.
제가 찾기힘든 회사정보들을 잘 알려주시고
제가 판단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주셨습니다.
심지어는 '얼마 받고 싶냐?'고 대놓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그 덕분에 지금 만족스러운 급여를 제시받은거 같기도...
네, 더 좋습니다.
연봉은 비슷합니다.
회사 구내식당/셔틀버스가 없다는 건 단점이네요.
그런데 제가 하고싶은 직무라는 점,
퀄컴칩을 쓰기에 배울 게 많다는 점.
커리어를 잘 쌓을 수 있다는 점.
잡무가 적고 야근이 적다는 점.
근무 환경이 좋다는 점.
서울근무라는 점.
사람들이 전체적으로 유순하다는 점.(최소한 면접들어오신 팀장/대팀장/전무님은 이런 느낌)
급여적인 부분은 판교쪽이 더 좋을 수 있겠네요.
특히나 반도체 설계(팹리스)쪽이라면 급여가 높으니.
기본 복지는 그쪽이 더 좋을 거 같습니다.
회사에 편의시절 좋은 곳도 많이 봤고
식사.헬스 등등 다양하게 지원해주는 회사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판교에 방 구해야서 자취를 해야하기에
기본 생활비로 나가는 금액이 많습니다.
커리어 적인 부분도 좋겠지만, 현실적인 부분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지금 선택한 회사도 커리어적으로 충분히 좋은 회사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중에 판교쪽으로 이직을 하게 되는 날이 있을지는 몰라도
우선은 이 회사에서 차근차근 배워나가자고 마음을 굳혔습니다.
해가 뜨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고합니다.
유독 저의 겨울이 길었기에 그 시간이 길게만 느껴졌습니다.
겨울동안 봄이 오면 어떻게할까를 많이 고민했기에
지금 좋은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했습니다.
누구에게나 힘든 시기가 있기에, 모두 잘 이겨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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