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소통할 줄 아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너무 당연한 말이죠.
상사가 지시를 하면 자기의견을 내면서도 적절하게 조율할 수 있고
동료들과 잘 이야기해서 일 처리를 잘하는 사람이 좋죠.
예전에 교수님들 중에서도
"실력이 모자라는 건 어떻게 커버되는데,
인간성이 없어서 사람들과 대화 안하는 건 어떻게 할 수 없다"
라고 이야기하신 적도 있죠.
그럼 취업준비생들은 자연스럽게
'소통능력'을 강조합니다.
"저의 장점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입니다"
자기소개서는 당연하게
"팀 프로젝트때 ~~했습니다"
"인턴때 동료들과 ~~~했습니다"
등등, 함께한 내용들을 적습니다.
그러면 함께 뭔가를 했으니
"소통을 잘한다!"라고 어필할 수 있겠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은
'소통 호소인'입니다.
소통을 잘하지 않고, 협업하지 않았지만
그저 '나 소통잘해요'만 외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현재 글을 쓰는 시점에서
가장 핫한 방송은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입니다.
여기서 심사위원 100인을 위한 요리를
팀으로 준비하는 미션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백수저'팀의 선경 롱게스트 라는 셰프가 '빌런'으로 등극했습니다.
시청자들의 눈에는
- 자기의견만 고수
- 의사소통 x
- 선넘는 발언
등등 소통을 전혀 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분이 유독 크게 잡혀서 그렇지, 사실 전체적으로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한숨 푹푹 쉬는 리더부터 시작해
음식 방향도 제대로 정해지지도 않았고
조리방법 조율도 매끄럽게 안 된,
'팀플 현실편'을 보여줬습니다.
반면에 상대 팀 '흑수저'팀은 환상의 팀웍 그 자체를 보여줬습니다.
처음부터 요리방향성도 딱 정해주고
팀장이 개개인 별 잘하는 분야에 맞춰 역할도 잘 나누고
중간에 실수가 나와도 괜찮다고 격려해주는 등
'대학 팀플 A+받을 조'라고 평가받을 정도였습니다.
위의 예시를 들어주면
하나같이 다들
'저는 전부 흑수저같은 팀에만 있었어요!'라고 대답합니다.
'저희 팀은 모두 으샤으샤해서 잘 풀어나갔습니다!'
'처음부터 팀웍이 너무 좋아서 문제가 없었어요!'
여러분들, 거짓말이 너무 지나치시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xoSzZuWc3Ns
여러분들, 교수님들도 다 알고 계십니다.
여러분들의 팀플이 개판이라는 걸요.
모두가 협업을 했다고 이야기하지만
정작 한 두 사람이 캐리하는 판이죠.
나름대로 역할나눴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보면 한 두명만 일하고있는
그게 대부분 대학생들의 팀플입니다.
그래서 자소서에 협업경험을 읽어보면
도저히 소통했다 볼 수 없는 사례들이 있습니다.
몇가지를 가져왔습니다.
"이런저런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회의를 했습니다.
일주일에 몇 번 회의를 했고, 시간절약을 위해 비대면으로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이디어가 뿅뿅 나오면서 문제를 풀었습니다"
문제가 생길 때 회의'만' 하면 문제가 저절로 풀릴까요?
회의를 한다는 의미는
'잠시 정리타임을 가지고 의견조율을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회의때 문제에 대해서 어떤 의견을 가지고 조율했다는 게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런 내용 전혀 없이, 회의를 했더니 아이디어가 저절로 나온다고요?
회의가 문제해결의 키라면 이런 프로젝트는 생기지도 않았겠죠?
여러분들이 회의할 때 생각해보세요.
누구는 자기의견만 냅다 말하고
누구는 상대방 의견 관심도 없고
누구는 무조건 반대부터하고
이런 개판 상황, 한 번쯤 겪지 않았나요?
'역할분담을 했더니 서로 적성대로 일을 잘 해서 결과가 잘 나왔습니다'
위의 사례보다는 나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의 역할분담이 시행착오가 없었을까요?
여러분들의 역할분담은 이런 식 입니다.
"자~~이거 하고 싶은 분 손!"
그리고 역할분담만 딱 하면 문제가 저절로 풀릴까요?
위의 흑수저 팀 사례를 봐도, 역할분담 잘 나눠도
중간에 문제가 생겨서 애먹는 장면이 나와요.
전문가들이 각자 전문 분야를 해도 아다리가 안 맞을 수 있는데
여러분들이 전부 다 딱딱 맞췄다고요?
여러가지 문제들이 있을 수 있지만
'팀'관점에서 큰 문제를 잡습니다.
이거 때문에 팀원들이 의견충돌이 있었고
이거 때문에 팀 분위가 저해되었다면
팀 프로젝트 단위로 꼭 해결해야할 문제입니다.
단지 '소통했다' '회의했다'고 적지 않고,
그 방법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풀어봅니다.
'리더로써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해 의견을 정리해주고 각자의 장단점을 분석했다'
'상대방의 입장이 이런 걸 파악하고 설득을 했다'
'팀원들이 나를 신뢰하기 위해 논문 10편을 분석했고, 반대의견에 대한 근거들을 전부 작성했다'
등등 방법들이 나왔을거예요.
2에서 적은 내용들을 읽어보면서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가를 따져보면서 점검합니다.
"팀 분위기를 위해 아이스브래이킹을 했다.
그랬더니 서로 화기애애져서 의견전달이 잘 되었고
그래서 공보전 1등을 차지했다"
이런 예시가 있다 가정해보겠습니다.
2에서 말한대로 '팀 갈등을 푸는 액션'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스브래이킹'만'했다고 의견전달이 갑자기 잘 되진 않을거예요.
서로 친해지면 소통이 잘 되는 건 맞지만
그럼에도 팀프로젝트 안에서 의견갈등이 있을 수 밖에 없어요.
그렇다면 좀 더 살려서
"팀 분위기를 위해 아이스브래이킹을 해봤다.
서로 화기애애해져서 회의 때 서로 의견을 잘 필력했다.
그런 과정 중, A에 대해서 서로 입장이 갈렸음을 확인했었다.
그래서 팀장으로써 서로 장단점을 고려해 합의점을 내어주었다"
이렇게한다면 읽는 사람 입장에서 상식적으로 납득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본인이 쓴 게 잘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면,
어른들(부모님,교수님 등등)에게 협업 경험을 읽어보라고 부탁드려보세요.
3까지 썼다면 이미 팀원들이 뭘 했었는지 잘 알고있을 단계이지만
그럼에도 좀 더 디테일하게, 정리한 번 더 해보자고요.
팀으로 협업했는데 팀이 뭘 했는지 모른다면 어불성설이잖아요.
"저는 sw개발을 담당해서 이런저런 알고리즘을 개발했습니다"
"이 sw가 hw기반으로 돌아가잖아요? 회로도는 어떻게 되었나요?"
"제가 sw만해서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답변이 나온다면 '협업 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하는 꼴입니다.
HW에 동작하는 SW를 개발했다는데, HW팀원과 이야기를 안 해봤나?
그런데 어떻게 SW를 개발했다는거지??
디테일하게 작은 부분까지 모두 알 순 없지만
그래도 전체적인 틀 정도는 기억할 수 있습니다.
가장 밀접했던 팀원이 했던 걸 정리할 수 있으면 더 좋습니다.
최강록 셰프의 들기름 음식처럼
소통능력은 은연중에 드러나게 되어있습니다.
자소서를 읽는데 '얘가 이런 말을 하고 싶은거구나'
면접 답변을 듣는데 '내 질문을 이해하고 잘 말하고 있구나'
라는 느낌을 들게 만든다면
굳이 소통잘한다 라고 말하지 않아도 소통능력을 알아서 보여줍니다.
오히려 그런 거 없이 '제 장점은 의사소통입니다'라고 말한다면
'소통 호소인'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겠죠.
그러니 소통을 '은연중에'보여주는 사람이 되보는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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