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는 정말 편리합니다.
검색 몇 번만으로도 알고 싶은 지식을 간단하게 얻을 수 있습니다.
점차 구글,네이버 검색보다도 유튜브 영상을 더 많이 이용하는 추세죠.
당연히 취업관련으로도 유튜브를 많이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유튜브에서 면접 답변이라고 검색만 해도
정말 무수히 많은 자료가 뜬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질문, 이렇게 말하면 무조건 붙는다고??'
그리고 면접에 가서 그 질문이 나오는 순간,
아싸 조쿠나! 하면서 알려준 그대로 답변합니다.
그런데...
어...?분명 그대로 말했는데... 나는 왜 떨어지지?
아니, 저 유튜버가 이렇게 말하는게 정답이라고 했는데?
아니, 저 유튜버가 합격사례로 소개했는데...?
왜 저사람들은 붙고 나는 떨어지는 걸까?
아마 대게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인강을 접했을 분들이 많을 겁니다.
물론 초등, 중등용 인강도 있지만
수능을 준비하면서
국어는 어디의 누가 좋다더라
수학은 문과는 누구, 이과는 누구
이렇게 들어야 된다더라는 말을 듣고
인강을 결재합니다.
인강 광고문구들은 정말 현란합니다.
'6등급도 1등급이 되는 강의!'
'수능 만점자 역대 최다 배출!'
'수능 D-100, 이 강의로 만점 찍기!'
그런데 이상하게, 내 주변에 그 사람 강의를 들은 사람 중
이렇게까지 기적을 만든 친구는 없습니다.
'인강 사놓고 안 듣는 경우들 많잖아'라고 해서
강의를 제대로 완강한 케이스만 추려도 찾기 힘듭니다.
'여러분들, 내가 골라주는 것만 보면 됩니다.
제가 똑똑한 연구실 사람들과 지문 추려냈으니 이것만 보셔도 됩니다'
10여 년 전에, 한 수능영어 강사가 이런 식으로
'EBS막판 족집게 강의'를 낸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 '1타 강사'로 불릴 정도로 최다 수강생을 보유한 강사였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그 사람을 신뢰했습니다.
그런데, 수능 이후 수강생들은 분노했습니다.
귀신같이 집어준 지문들에서 나온 게 없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해당 강사가 직접 사과까지 올리면서
다음 해에 '앞으로는 이런 말 하지 않겠다'라고 계속 사과를 했을 정도로 파장이 컸습니다.
당시 업계에서는
'평가원이 그 사람을 저격해서 교재를 구매해
연계를 피해 간 것이다'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뜬금없이 왜 인강 이야기를 했는지 궁금하시죠?
취업유튜버들을 무지성으로 듣는다면
이런 식으로 큰 코를 다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싸의 화법과 인싸의 화법이 있습니다.
'아싸'는 팩트에 치중하고
'인싸'는 관계에 집중합니다.
예를 들면 '요즘 왜 이렇게 춥냐'
라는 말에
아싸는 '지금이 12월이깐 춥지!'라고 말한다면
인싸는 '추우면 따뜻한 커피 한잔?'이렇게 말한다 합니다.
이 전제가 일반적이라면 맞습니다만
한번 이렇게 바꿔보겠습니다.
A:오늘 왜 이렇게 춥냐?
차은우:지금이 12월이니깐 춥지. 그것도 모르냐? 정신 좀 차려라.
과연 여기서 차은우 씨가 아싸라고 생각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차은우 씨의 대답에 대해
'어머, 장난도 참 짓궂어'
라는 식으로 웃으며 넘어가지 않을까요?
실제로 우리는 말하는 사람의 '말'그 자체보다도
'누가'말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같은 농담이라도
친한 친구가 하는 것과 싫은 사람이 하는 건
느낌 자체가 완전히 다릅니다.
똑바로 앉으라는 말도
엄마가 '내가 똑바로 앉으라고 했지!'라고 말하는 건 안 들어도
저명한 의사가 '올바른 자세를 가져야 나중에 병원 안 와요'라는 건 듣습니다.
그러면 면접 답변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저의 장점은 자기 관리입니다."
이 답변은 문장 그 자체로보면 좋은 답변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가 말하는지에 따라서 느낌이 확 달라질 수 있습니다.
차은우 씨 같은 사람이 말한다면
"그래, 자기 관리를 그렇게 열심히 하니 피부도 좋고 몸도 좋지"
라고 설득력이 생깁니다.
하지만 누가 보더라도,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사람이 말한다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면서 웃음벨이 되겠죠.
수능강사들의 '비법'이 종종 안 먹히는 이유는
수능을 출제하는 사람이 그 강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전 출제위원'이라고 해도, 결국 지금의 출제자가 아니기 때문에
시험 출제 원리를 이해해서 본질을 접근하는 게 아닌
'자기만의 스킬'만을 고집한다면 큰코다칠 수 있습니다.
아무리 그 유튜버가
'면접관들을 가르친다' '어디 회사 전무출신이다' '인사과 팀장이었다'
라고 한들, 그 사람들이 여러분들이 들어갈 회사의 면접관이 아닙니다.
수능은 그나마 시험이고 관련 데이터가 많으니 어찌어찌 맞을 수 있지,
회사는 전국에 수 백개가 있는 게, 어떻게 그 사람들의 기준을 다 맞추는 건 불가능합니다.
'00대기업은 이런 식이다'이런 것조차도,
결국 시대의 흐름에 따라 면접관들의 생각도 바뀔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정답은 아닙니다.
"워라벨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질문에 대한 '모범답안'은
'나는 워라밸보다 일에 신경 쓴다. 워라밸은 내 역량을 갖춘 뒤에나 챙기겠다'라고 합니다.
만약 그 회사가 워라밸이 안 좋고 업무량이 많다면 저 답안이 맞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정말로 워라벨이 좋기로 소문났다면
"?????우리 회사의 장점이 워라벨인데??? 우리랑 안 맞을 거 같은데??"
라고 느낄 가능성도 높습니다.
"본인의 단점은 무엇인가요?"
이 질문에 대해서는 '단점 같지 않은, 강점 같은 단점'을 이야기하라고 합니다.
"저는 너무 꼼꼼한 게 단점입니다. 종종 너무 꼼꼼해서 세세한 것까지 봐서 시간이 많이 드는데
그 덕분에 남들이 보지 못하는 작은 부분도 볼 수 있습니다"
이 답변에 대해 모든 면접관이 좋게 보지 않습니다.
"저게 뭐가 단점이야? 그냥 자기 자랑 말한 거잖아. 왜 자기 자랑만 늘어놓지? 단점이 없다는 게 말이 되나?"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건
여러분만이 아닙니다.
인사팀도 더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인사팀이 하는 일은 '인적자원관리'
유능한 사람을 뽑아야 하는데
단순히 무지성으로 유튜버 답변 달달 외우는 사람을 뽑고 싶을까요?
'상사의 부당한 지시에 어떻게 대처하실 건가요?'
한 때 이 답변에 대한 '모범답안'은
'불법적인 행위가 아니라면 따르겠습니다.
여기서 불법적 행위라 하면 법에 위배되는 행동을 말합니다'
라는 게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저렇게 답변하면 떨어진다'면서
취업유튜버들이 저렇게 답변하라 했던 다른 유튜버를 저격했습니다.
'따르되 상사한테 물어보고 따르겠다'
'신입이니 따르고 보겠지만 이유는 물어보겠다'
등등 여러 가지 '개선된 답변'들을 내놓았지만
결국 저 답변들을 말해도 불합격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왜 그렇게 말했는가'를 생각했는가입니다.
만약 초기 모범답안대로 대답을 했더라도
단순히 달달 외워서가 아닌
"불법적 행위라면 그 상사 분의 커리어는 물론이고 회사 전체에 피해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지시를 따르더라도
회사 사람들과의 관계가 나빠질 수밖에 없으며
추후에 업무를 진행하는 데에 저는 물론이고 회사 전체에 차질이 생길 것입니다.
그 외에 이해가 되지 않는 지시들은
규정상에 명확하게 맞지 않는다 하더라도
상사분이 융통성 있게 적용한 부분이라 생각해
그 사람의 판단을 존중하겠습니다.
하지만 불법적인 것이 있다면 제고해 볼 필요가 있다 말씀드리고 따르지 않을 것입니다"
라면서 나름대로 본인의 생각을 말했다면 붙을 수 있겠죠.
취업 관련으로 글을 쓰거나 말을 할 때,
'본인이 어떠한가'가 중요하다고 늘 이야기합니다.
누구는 이런 말을 해서 붙었다
어디는 이런 말 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이런 외부적인 것보다도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 사람인가'라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정말 답이 안 나올 때는 유튜브를 어느 정도 참고하셔도 좋지만
저 사람의 모범답안이 어떤지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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