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때였네요.
그 당시에는 콘텐츠산업의 개념이 희박하고
넷플릭스같은 플랫폼이 없던 시기.
그 때의 플랫폼은
길거리의 DVD CD상이었죠.
지금은 여러가지 단속과 저작권법으로
자취를 감춘 노점 CD상점.
당시 막 건담 시드로 입문하던 저의 눈에
들어온 DVD가 있었습니다.
바로 Z건담 극장판!
우와! 건담이다!!
Z건담??시드는 아니지만...
그래도!
하면서 어린 마음에 샀었던 게 생각나네요.
하지만 막상 제대로 본 건
한 참 뒤에 Z건담 TVA판을 다 본 다음이었죠.
Z극장판은
제타건담 2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입니다.
당시의 저를 생각하면
시드나 더블오같은 신세대 건담 세대에게는
올드한 작품은 진입장벽이 높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작화.
세련되고 부드러운 21세기 작화에 비해
투박하고 딱딱한 20세기 작화는
시각적으로 크게 와닿지 않습니다.
그래서 Z극장판은
극장판 수준의 신작화를 사용했습니다.
위의 장면이 극장판의 장면이죠.
아예 인물을 새로 그린 정도죠.
정말 혼을 갈아넣는 액션신입니다.
예전 20세기 작화와 달리
전혀 작화붕괴가 없습니다.
이런 장면 하나하나만으로도
보는 재미가 있죠.
1부 마지막에
아무로와 샤아의 재회장면입니다.
이 장면은 실제로
많은 팬들에게
찬사를 받기도 했죠.
제타 변형장면.
정말 로봇이 변형하듯이
자세하게 표현이 되었습니다.
이것도 그만큼 작화기술이
발전했기에 가능한 것이죠.
폭력적인 장면들도
대게 삭제가 되었습니다.
기존의 제타건담은
폭력이 난무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카미유가 맨날 맞다가
자아붕괴가 된 거 아니냐는
팬들의 의견이 있을 정도.
무거운 연출을 줄이면서
신규유입도 늘리면서
극의 분위기도
가볍게 만들려고 하는 느낌이네요.
하지만 Z극장판.
아쉬운 부분들이 많습니다.
가장 먼저는
'부분 신작화'라는 것.
장면 중간중간에
구작화와 신작화가 섞여있습니다.
이 의도가
'신규 팬들에게는 화려함
올드 팬들에게는 향수'
라는데....
저는 그리기 귀찮아서
저런 변명을 한 건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식으로
신작화랑 구작화랑 섞여있습니다.
차라리 완전 신작화였다면
보는 것이 부드러웠는데
저렇게 구작화로 전환이 되니
저는 몰입이 깨졌습니다.
에반게리온 신극장판이
완전신작화임을 생각하면
차라리 시간을 좀 더 들이더라도
완전 신작화가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런식으로 쓰다보니
'끼워맞추기'식으로
장면을 쓰는 기분도 들었습니다.
원본에서는 카츠가 무단으로
건담mk-II를 타고 싸운 장면이
카미유가 조종한 것에 쓰였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카미유의 움직임이
둔하게 되는 이상한 연출이 됩니다.
중요장면도 대폭 짤려나갔습니다.
개인적으로 Z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장면.
카미유와 포의 슬픈 재회.
샤아의 다카르 연설.
두 부분은 왜 생략이 되었는지 의문이 듭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장면입니다.
제타 마지막에
여러 혼령들이 나와서
카미유에게 힘을 주는 부분.
제타 TVA에선 로자미아가
카미유를 오빠라고 따르는 장면이 있어서
원판에선 의미가 있는 장면입니다.
문제는 극장판에선 그렇지 않다는 것이죠.
극장판에선 갸프란 이후론 등장하지 않습니다.
카미유와 로자미는
서로 잘 모르는 사이입니다.
극장판 스케일로 만들었다면
저런 디테일한 요소를 생각해봄직했고
과거 퍼스트건담 시절부터 디테일을 강조한
토미노 감독인지라
저 장면이 아쉽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극장판에서 건질 점이라면
결말부분입니다.
원판대로
웨이브라이더 돌격으로
시로코를 쓰러트립니다.
대사가 좀 바뀌는데
원판
카미유:여기서 사라져!
시로코:나만 죽을 순 없지!
너도 데러가마! 카미유 비단!
신판
카미유:여자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
시로코:여자...라고?
시로코가 여자를 도구로 여긴다는 점이
더욱 더 강조가 되었고
무엇보다 마지막에 멘탈공격이 빠지는데
마지막에 제타는 등짐을 벗어던지고
카미유는 정신붕괴가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화를 끌어앉으며
헤피엔딩으로 막을 내립니다.
원판과 달리 행복한 결말.
토미노 감독의 인터뷰에 의하면
Z건담에 너무 감정이입하여 우울증에 빠졌다.
이런 작품을 세상에 방치하면
카미유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젊은이들이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아
자폐증에 빠질 수 있다.
이런 작품을 남겨두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내가 책임을 지고 고쳐야겠다
사실상 Z극장판을 만든 의도입니다.
원래 Z건담이
건담을 끝낼 의도로 만들었다합니다.
알파벳 Z가 마지막을 의미하므로
퍼스트건담에서 이어져 오던 이야기를
끝마무리를 하려했습니다.
그러다가 제작사의 사정으로
더블제타가 나온 것이죠.
원래는 헤피엔딩으로
'샤아의 에우고가 지구권을 이끈다'
라는 스토리였지만
더블제타로 기획안이 등장하면서
비극적인 결말로 바뀌었죠.
더블제타를 좋아하고
그 이후의 역습의샤아,UC를 좋아하는
제 입장에선 솔직히 조금 아쉽긴 합니다.
이 스토리대로라면
쥬도는 고물상만
늙어죽을 때까지 해야하는 ㅠㅠ
하지만 이건 패럴월드(평행세계)작품이므로
'이런 결말도 가능하구나'
라고 이해하면
희망찬 결말이라고도 보여지네요.
제타건담을 기념하고
희망적인 결말로 마무리지은
Z극장판.
희망찬 결말이 좋지만
중간과정이 아쉬운
리빌드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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