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트위치로 인터넷 방송을 보신 분들은
익히 들으셨을 소식입니다.
1080p까지 지원되는 인터넷 방송이
720p로 제한된다는 소식.
한마디로 '초고화질'이 더 이상 제공안된다는 사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생각하면 정말 황당합니다.
"요즘 4K니 하면서 고화질 영상이 가능한 시대인데
거의 5~6년전 수준으로 영상 서비스 품질이 떨어진다니?"
그 속사정을 살펴보면
'망이용료부담'이 있습니다.
망 이용료?인터넷 망 이용??
최근에 국회에서 통과가 되었죠.
'국내기업은 국내 망 이용료를 내는데
외국기업은 내지 않는다.
그러니 외국기업도 내야한다.'
언뜻 들으면 당연한 말 같습니다.
'우리는 한국 인터넷쓰면서 다 돈 내는데
유튜브니 트위치니 외국 녀석들이
돈 끌어모으면서 돈도 안내?
저거 순 양아치들이네?'
그런데 지금 이 문제때문에
인터넷 망 이용료 반대서명까지 일어났습니다.
단순히 트위치 고화질로 못봐서 이런걸까요?
대체 망 이용료라는 건 뭘까요?
인터넷을 사용할 때에는
망 이용료라는 것이 있고
망사용료라는 것이 있습니다.
쉽게 휴게소에 매점을 낸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처음 계약할 떄
휴게소에 매장을 낼 때 필요한 금액이 있겠죠?
그러니깐 여러분들의 매장을 휴게소 안에 내야하는 기본 비용.
이것이 망 이용료입니다.
그리고 그 후에 장사를 하다가 휴게소 측에서
'이 휴게소에서 장사를 해서 돈 벌었으니
나한테도 돈을 줘야지'하면서
수입의 몇 퍼센트를 요구하는 비용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망 사용료.
망사용료가 높다라는 의미는
'장사하고 뜯기는 돈이 많아진다'
라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여기까지만 놓고보면
'인터넷으로 돈 벌고있으니
당연히 쓴 만큼 내야지.
그게 상식아닌가'
라고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럼 누구한테 이 돈을 내야하는가?
바로 통신사입니다.
통신사의 논리는
'너가 우리 망 이용하고 있으니
망 사용료 내야지'라는 겁니다.
그런데 이게 따져보면 또 웃깁니다.
애당초 통신이라는 건 '공공재'입니다.
이통사들은 그 공공재를 잘 쓰기위해
망을 구축해놓은 거지,
자신들이 통신을 '만들어낸'건 아닙니다.
이는 우리나라 통신사업 구조를 이해하면 되는데,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여러가지 이슈가 섞여서 사기업한테 통신이 넘겨졌다'
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결국 통신사는 국민의 권리를 바탕으로
폭리를 취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게 왜 문제인지
앱 개발자 시점으로 봐보겠습니다.
여러분이 대박 아이디어를 가지고 앱을 만들었습니다.
이 앱이 아이디어는 좋은데 유료서비스는 없습니다.
그래서 수익이 0이지만
어떻게 입소문을 타고 점차 많은 사람들이 쓰기 시작합니다.
어라??어느세 내가 만든 앱이 10만명이 쓴다고?
그렇게 기쁨에 뽕이 차오르는 것도 잠시.
갑자기 통신사에서 요금 청구서가 날라옵니다.
왜 돈을 내야지??내가 이번달 데이터 많이 쓰지도 않았는데?
청구서의 내용은
앱 서비스로 인한 망 사용료였습니다.
'너가 10만이나 사용하는 앱을 만들었는데
그만큼 큰 앱을 만들었으면
우리한테 망 이용료를 내야지?'
좀 더 풀어보면
트래픽(사용빈도)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니
우리한테 돈을 더 내라는 말입니다.
여러분은 당황스러울 겁니다.
10만명이 쓰는 앱을 만드는 건 분명 기쁜 일인데
수익은 0에 적자만 보는 이게 과연 맞는건가.
그렇다고 이걸 유료서비스로 돌리면
사람들이 다 빠져나갈테고...
딜레마에 빠져버립니다.
지금은 메타라는 이름으로 바뀐 페이스북.
사실 메타에서 제공하는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의 수입은
자체적인 서비스로 보다는
광고수입이 대부분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만큼
광고효과가 크기 때문에
그 광고로 돈을 버는 구조.
이렇게 광고로 유의미한 수입을 벌기까지는
정말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광고단가가 맞을만큼 사용자들이 와야하거든요.
외국은 망 이용료가 없기 때문에
위에서 말한 딜레마를 겪을 일이 없습니다.
어찌되었든 사람들이 계속 모여드니
나중에 광고수입이 빵빵해질거라는 행복회로를 돌릴 수 있죠.
결국 망 이용료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현실적인 부담으로 IT생태계 발전을 저해하는
하나의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이 만화에서 잘 요약이 되어있네요.
만화의 내용을 좀 더 자세하게 풀어보겠습니다.
포탈사이트는 하루 수 만명의 사람들이
다양한 정보를 주고받는 공간입니다.
그 정보를 저장하려면
'데이터센터'가 필요합니다.
포탈들이 자체적으로 데이터센터를 만들 수 있었지만
그걸 전부 통신사에 넘깁니다.
왜냐하면 통신사의 갑질이 심했거든요.
만약 네이버가 이통사의 데이터센터 대신
자체 데이터센터를 만들고 서비스한다치면
통신사는
'그래. 너네꺼 만들어서 써.
데이터센터 만들어서 데이터 관리비용은 줄어들겠지?
그 줄인 비용으로 서비스 최적화하면 좋고 말이야.
그런데 만약 인터넷 망이 다음보다 느려진다면?
아무리 서비스가 좋다한들
느려터진 네이버를 누가 쓸까?'
이렇게 나오면 포탈도 깨갱할 수 밖에 없었죠.
외국은 포탈들이 생산자의 관리라면서 저항했지만
한국은 이게 잘 안되었죠.
결국 이렇게 포탈들을 시작으로
데이터센터를 위임하면서
통신사의 망이용료를 내야했고
이 과정에서 판도라TV,엠군 같은 영상 서비스 플랫폼은
'망 사용료! 버틸 수 없다!'
하면서 서비스 종료를 선언하게 되었습니다.
그 공백을 유튜브가 메우기 시작했습니다.
유튜브는 처음에 데이터센터를 만들고
한국에 서비스를 본격화하려고 했습니다.
유튜브 데이터 센터가 외국에 있는데
한국에 지으면 한국이용자의 서비스 속도가 더 빨라지니
한국 사용자들 입장에서는 개이득이었죠.
그런데 이를 통신사가 반대합니다.
'어이 형씨. 아메리카에서 와서 잘 모르시나본데.
한국에 오면 한국법을 따라야지!
외국은 말이여! 망이용료 안낸다해도
우린 내야해! 그게 이 나라 법이야!'
당연히 유튜브는 기가막힙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잘만 서비스 사용했는데
여긴 왜 그래?
왜 서비스 생산자가 돈을 내야해?
에이 드러워서 안해!
사실 이때까지는 통신사가 갑질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유튜브가 국내에 서비스한다 말한게
2009년인데
그 시기에는 유튜브의 국내 파워가 지금과 같지 않았습니다.
유튜브를 아예 모르는 사람들도 많았을 정도.
(제가 그 때 중2이었는데
돌이켜보면 동영상볼때
엠군이나 판도라TV에서 봤지
유튜브는 어쩌다가 외국동영상 뭐 있어서 들어가는 정도?
애니가 판도라TV에 다 있는데
굳이 유튜브를 볼 이유가 없었죠.)
그러다가 유튜브가 점점 성장하더니
이제는 유튜브없으면 살 수 없는 시대가 되어버렸죠.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통신사들이 해외망에 대한 서비스가
상당히 부실했거든요.
위의 만화에서 나왔듯이
KT는 최악의 유튜브 속도를 보일만큼
악평이 자자했습니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기가 막히는 노릇.
광대역도 이제는 팔~~이렇게 광고했는데
유튜브만 들어가면 갑자기 2G시대로 속도가 다운되고.
우리가 이런 서비스 이용하려고
꼬박꼬박 돈 내는 줄 알어!
그렇게 울며겨자먹기로 해외망을 건설하고
외국 네트워크 회사에 돈을 내면서
부담이 더해졌습니다.
그냥 처음에 유튜브가 데이터센터 지어준다했을때
감사합니다 하면 될 이었는데....
그리고 코로나 이후로
우리 일상에 또 한 친구 들어왔죠.
넷플릭스와 OTT친구들.
지금 OTT가 힘을 잃었다니
넷플릭스 주가가 떡락했다니 말이 많지만
그래도 OTT가 가진 힘은 막강합니다.
오징어게임,수리남 이런거
해외 자본으로 만든 우리나라 작품이거든요.
그리고 이 서비스를 이용해야
미드,영드도 볼 수 있는 거고요.
넷플릭스도 해외에 데이터센터가 있지만
어떻게 기술적으로 최적화해서
무리없이 한국에 송출 잘 하고 있었죠.
그런데 이걸 정치적으로 이용해먹으려는
일부 정치인들이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유튜브,넷플릭스 얘네들 완전 순 날강도야.
한국에서 돈 그렇게 많이 벌어먹는데
한국 관례를 따르지 않잖아.
우리 한국 IT기업들은 망 이용료 따박따박 내는데
지들은 돈도 더 많이 벌면서
돈내라하면 해외기업이라 안 낸데?
이게 말이 되냐?
한국이 봉이냐?"
그냥 단순히 유튜브 열심히 보고
넷플릭스로 재미있게 즐기는 사람 시선에서는
듣고보니 그럴싸합니다.
한국에서 돈 버는데
망이용료 내라하면 런하는
나쁜 양키들!
양키 고홈!
하지만 이 망 이용료의 최종 피해자는
결국 소비자입니다.
위의 트위치는 일부 사람들만 쓴다고요?
여러분들이 게임할 때 많이 쓰는 스팀은요?
아니면 (이제는 좀 갔지만)갓겜 제국 블리자드는요?
이 업체들이 한국 망 사용료 때문에 못해먹겠다면서
슬슬 국내 서비스에 발을 때기 시작한다면?
또 위에서 본 넷플릭스가
'한국 망사용료 비싸요. 구독료 올릴게요'
라고 말한다면?
컨텐츠쪽도 좋지 못합니다.
해외에 K드라마 팔 때
'니네는 우리 컨텐츠 볼때
우리 기업들한테 돈 받는다면서?
니들도 니네 드라마 팔 때
돈 내야하는거 아니냐?"
라는 논리를 적용해도 할 말이 없습니다.
그쪽도 '자국민보호'논리로
비용을 요구해도 할 말이 없죠.
2019년 기사에 있는 사진입니다.
이 자료만 보면 해외기업들은
'무임승차'하는 날강도처럼 보입니다.
네이버는 700억 넘게 망이용료를 내는데
쟤네는 하나도 안낸다고?
그런데 애당초 망 이용료를 낼 필요가 있는 걸까요?
제가 앞서서 망 이용료가 앱 개발자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보았듯이
망 이용료라는 것 자체가 IT업계에 독입니다.
그리고 이미 공공재를 쓰는데 들어가는
사용료를 냈는데
이용했다고 추가적으로 돈을 더 내라는 건
시립도서관을 1년 이용했다고
'1년동안 도서관을 썼으니 세금 더 내세요'
라는 것만큼 잘못되었습니다.
결국에는 통신사만 배부르는 꼴인데
이것이 과연 의미가 있는 시스템일까요?
혹자들은 이런 거에 왜 신경쓰냐고.
어처피 우리는 소시민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저는 일개 소시민입니다.
저는 그냥 좋은 서비스,좋은 컨텐츠
잘 사용하면 그만인 사람입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누려야할 자유와 권리가 침해당해도
그대로 냅둔 체 넘어간다면
언젠가 저의 자유와 권리도 존중받지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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