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시장이 어렵기 때문에
요즘에는 휴학 1년은 기본이라는 소리가 많습니다.
휴학이 힘들다면 졸업유예로
학생신분을 유지하는 경우도 많죠.
실제로 졸업이 있는
2월/8월 쯤에 취업커뮤니티에
'졸업유예,할까요 말까요?'라는 질문이 쏟아집니다.
저번에 한번 친구한테
"왜 휴학이라든가 졸업유예하고 인턴알아보는거야?
졸업하고 알아보는거랑 별 차이없잖아?"
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자
"졸업하면 공백기동안 뭐했냐고 개뭐라하는데
휴학이나 졸유하면 학생신분이니 괜찮다"
라는 답을 했습니다.
실제로 적지 않은 학생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오늘! 제대로 알려드리겠습니다!
까짓거 공백기에 대한 것도 알려드리죠!
결론부터말하면 휴학도 공백기입니다.
원래라면 학교를 다녀야할 기간에
휴학이라는 '공백'이 생겼으니까요.
A학생은 4학년이 되기전에 1년 휴학하며 놀았습니다.
B학생은 졸업 후 1년동안 직무관련 교육을 이것저것 들었습니다.
둘이 같은 시기에 같은 회사 면접을 봤습니다.
여러분이 채용담당자면 어떻게 할껀가요?
A학생은 1년 놀았지만 '학생'때 했으니 공백기가 아니라 넘어가고
B학생은 1년 공부했지만 '졸업'후 했으니 공백기라고 감점을 줄건가요?
만약 그렇다면,
휴학 2년 꽉 채워서 펑펑 놀기만 한 사람은
'학생'신분으로 활동했으니 공백기가 아니라 별탈없고
졸업 후 6개월간 취업준비하면서 공부한 사람은
'졸업 후 공백기'라서 무능하다고 여길까요?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답이 나올 문제입니다.
마찬가지로 졸업유예도 공백기입니다.
졸업유예를 2년하면 학생신분이니 '공백기가 아니네요'하고 넘어가고
졸업하면 6개월이라도 '졸업했으니 공백기네요'라고 걸고넘어지면
누가봐도 말이 안되는 코메디입니다.
물론 차이는 있습니다.
가장 큰 건 기분차이.
학생일 때에는 '아직 사회로 진출이 남았다'는 심리적 안정감이 있죠.
그리고 학교 후배들,교수님들을 만날 때
'학생'이라는 커뮤니케이션이 이어진 느낌도 있습니다.
어디가서 요즘 뭐하냐는 말에
'졸업하고 취업준비해요'가 부담이 된다면
'아직 학생이라 이것저것 준비해요'라고 말할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학교시설 이용여부도 차이가 있습니다.
유예생은 아직 '학생'이기 때문에
도서관 등 학교관련 시설을 이용할 때 좀 더 편합니다.
졸업생은 별도의 절차를 또 거쳐야해서 귀찮을 수 있죠.
요즘에는 졸업생들도 이용하는 케이스가 늘어나서
그 차이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그럼에도 유예생이 좀 더 시설을 쓰기 좋은 지점이 있습니다.
인턴 기회차이는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종종 '휴학생들 위주로 학부연구생 모집'
이런 식으로 휴학생들 '만'뽑는 인턴들이 있긴하지만
대부분은 '졸업유예/졸업'을 자격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물론 인턴기회를 조금이라도 더 잡기 위한 방법으로
휴학을 선택할 수 있지만
졸업유예는 굳이...?
뭔가를 꽉꽉 채워야하는 삶을 강요받은 한국학생 정서상
'공백기'라는 말이 대단히 커보일 수 있습니다.
졸업 후 바로 취업을 못하면
'무능하니 취업을 못한거다'라고 회사에서 생각할까봐 전전긍긍합니다.
심호흡하고 천천히 생각해봅시다.
채용담당자들이 취업시장 힘든 걸 모를까요?
인사팀 직원들이 여러분들과 비슷하거나 선배 나이인 경우도 많은데
과연 이런 사실을 모를까요?
또, 실무자들도 이런 취업난을 겪어봤을거고
가정이 있는 사람들은
'우리 애는 취업 잘 할려나'하면서 요즘 취업시장이 어떤지 살펴라도 볼텐데
'라떼는 말이여~~대학 졸업하면 바로 취업되고 그랬어~~
요즘 애들은 말이야 에이 쯔쯔쯧~
뭔 취업준비를 1년을 하고 자빠졌어 에이 쯔쯔쯧'
이렇게 말하면서 공백기보고 탈락시키는게
상식선에서 말이 될까요?
여러분들이 겪고있는 건 인사팀/채용담당자들도 다 알고 있다보시면
공백기 1년이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크지 않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만약 채용담당자가 '공백기가 있네요?당신 무능하네'이런 스텐스로 나온다면
그 회사는 냉정하게, 가지 않는 걸 권해드립니다.
면전에 대놓고 그렇게 말하는 건 존중하는 태도 자체가 없는 겁니다.
'공백기가 2년이야?이야~~그래도 취업했으니 재주가 좋아'
입사 후 전무님이 식사중에 저한테 해주신 말씀입니다.
LG디스플레이 퇴사 후 공백기가 2년입니다.
정말 최악아닙니까?
1년도 아니고 2년?
예전에는 이런 걸 어떻게든 감추려고했는데
이번에는 솔직하게 그동안 뭐했는지 일목요연하게 말했습니다.
그동안은 하고싶은 분야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1년차때는 코딩테스트 위주로 준비했다.
면접은 갔지만 번번히 떨어졌다.
그 이유로 원하는 개발분야를 명확히 설정 못한거 같다.
그래서 웹/앱/임베디드 다양하게 해보다가
데브코스 리눅스 커널 과정 이후로 임베디드로 확정지었다.
데브코스를 우수수료로 마치면서 이쪽 분야가 나에게 맞다는 걸 확신했다.
긴 시간동안 '이 길이 나에게 맞는가'를 고민했다.
2년의 시간동안 맞는 분야를 찾아간 만큼
스스로 이 분야가 맞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전무님이 면접 당시에
'전에 회사 7개월하고 그만뒀는데...
2년동안 공백기가 있고 한데
또 그만두면 어떨까 걱정이 되거든요.'
라는 답에 저렇게 말했습니다.
저 대답을 듣고
'그래그래. 하고 싶은 건 알겠어요.
근데, 본인을 믿었으면 좋겠어요.
또 그만두면 본인만 손해잖아.'
라면서 하신 걸 보아 진정성을 보신 거 같습니다.
경험이라는 건
단순히 '시간을 보낸다'라고 쌓이지 않습니다.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가'에 따라
쓸모없는 시간이 되기도하고
경험이라는 자신이 되기도 합니다.
전에 인턴관련으로 글을 쓸 때
'인턴을 했다고 현직자가 되었다고 자만하는 케이스가 많다'고 쓴 게 있습니다.
인턴을 했어도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멍 때리고 앉아있으면
차라리 그 시간에 게임하는게 더 나았을 시간이 됩니다.
반대로 공백기라고 하더라도
본인이 스스로 공부를 한 게 있거나 하나라도 더 알아보려고 한 게 있다면
경험이라는 자산이 될 겁니다.
'솔직히 번아웃 씌게 왔는데... 취업준비고 나발이고 다 그만하고 싶어요'
네, 차라리 제대로 노세요.
애매하게 '취업준비 코스프레'한답시고
친구들 만나서 '요즘 취업시장 어렵다. 이게 다 거지같은~~'하면서 하소연할바에
여행도 다니고 책도 읽으면서 그냥 푹 쉬세요.
그리고 당당하게
'그 때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휴식기를 가졌다.
그러면서 내가 이 일을 하고 싶은지 진지하게 고민도 해봤다.
그랬더니 정말 이 일이 나에게 맞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 계획을 잡게 되었다.
제대로 휴식을 거쳤으니 제대로 일을 해보겠습니다'
라고 말하는게
애매하게 취업준비하는 것보다는 백배 천배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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