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공고를 볼 때 취업준비생들의 심정은 정말 피가 마릅니다.
자격조건을 보고 우선 나랑 맞는게 있나 확인합니다.
휴...그래도 나름 맞는다.
그러고 우대사항을 보면 막막합니다.
뭘 해본 경험들이 있냐구??
이공계생들은 더욱 더 막막합니다.
각종 툴 들이 나오면서
00사용을 해보신 분 이런 문구가 흔히보입니다.
하...내가 이거 써봤나...
머릿속이 복잡해집니다.
그리고 어떻게든, 자소서나 이력서에
우대사항이 하나라도 매칭되는 걸 어필하려고 온 몸 비틀기를 합니다.
우대사항을 참고해 본인을 조금이라도 더 어필하는 자세는 매우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우대사항에 매몰되어 중요한 걸 놓치는 우를 범하지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대사항은 말 그대로 '우대사항'이지, 필수조건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혹자들은
'우대사항 채우면 합격이라면 반대로 우대 못채우면 불리한 거잖아?
공기업도 기사자격증이 서류 가산점이지만 이제는 모두 다 따고 시작하니
안 따면 사실상 감점인 거랑 뭐가 다른데??!!!'
워워...진정진정.
이제 차근차근 우대사항을 어떻게 봐야하는지 보겠습니다.
현재 제가 합격한 회사 직무의
자격조건과 우대사항입니다.
자격조건만보면
'생각보다 별거없는데'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리눅스환경이 살짝...거슬리긴하지만
이공계쟁이라면 리눅스 한번 쯤 써보셨..(아니라면 죄송합니다)
여튼 우대사항을 보겠습니다.
우대사항을 요약하면
'너가 회사와서 담당할 업무에 필요한 사전지식'입니다.
입사 후 팀장님과 옆의 상사분께 들은 걸 바탕으로보면
저 우대사항이 상당부분 맞습니다.
취업준비생들이 직무분석을 아무리 한다한들
모든 회사의 세세한 직무를 다 파악하기 힘듭니다.
특히나 이공계열은 더더욱 그런데,
같은 sw개발이라해도
회사마다/포지션에 따라 하는 일의 스타일이 정말 다릅니다.
제가 속한 임베디드 분야 역시
통신/반도체/가전 등등 여러 분야가 있는데
본질적인 내용은 비슷할지라도
각 분야마다 알아야할 지식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같은 임베디드 개발이라해도 업무지식이 다름으로 인한
업무 스타일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그럼 저 우대사항을 모두 만족해서 합격했을까요?
절대 아닙니다.
저기서 많이 가도 RTOS,Embedded Linux 정도 만족했습니다.
나머지는 안다해도 '제대로 안다'의 기준에 한참 못미치는 지식수준입니다.
그럼에도 붙은 이유는
'위의 사항을 나중에 충분히 학습할 기본 능력이 된다'
라고 면접관분들이 느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로 입사하고 새롭게 다시 배우는 기분입니다.
Qualcomm칩 공식문서보고 이것저것 질문드리자
옆에 계신 팀원분이
'그거...봐도 이해 못하실 건데...?
솔직히 여기서 이 문장 이해 되요?안 되요.
저도 반도 겨우 이해하는데...
초심자가 이거 보면 안되요.
용어부터 아예 다 새로워요.
처음부터 다시 다 배운다 생각하시는게 맘 편해요.'
라면서 그동안 알고있던 지식 수준이 많이 부족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럼에도 이것저것 따라갈려는 모습에
'그래도 기본은 하는 친구구나'라는 인식을 드린 것 같앗습니다.
그렇습니다. 면접관은 여러분들이 저 모든 우대사항을
다 만족한다고 기대하지 않습니다.
있으면 땡큐지만, 없으면 어쩔 수 없고.
있다해도 당장 쓸 정도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빠르게 팔로업할 수 있겠네 정도?
당시 면접을 복기해보고
현재 팀장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래도 얘가 들어와서 잘 배울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을 하셔서 뽑았지,
우대사항을 모두 만족해서 뽑았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혹자들은 이렇게 주장합니다.
(채용공고에 vi editor가 있다면)
"vi써봤어? 그거 안 쓰면 무조건 떨어짐.
vs studio만 썼다고? 그럼 이 일 절대 못해"
툴에 매몰되면 나오는 흔한 주장입니다.
툴은 말그대로 도구이지, 본질이 아닙니다.
툴 자체게 목맬 필요가 없습니다.
sw개발툴은 정말 다양합니다
vscode,vi,eclipse 등등
거기에 회사자체적으로 개발하는 것까지 포함한다면
여러분들이 모르는 것도 수두룩합니다.
그럼 우리가 그 모든 툴을 다 익혀서
모든 우대사항에 대비할 수 있을까요?
어떤 툴이 있는지 전부 알 수도 없으며
안다한들 전부 다 빠삭하게 익힐 수도 없고
그 툴 자체를 익히는게 본질은 아닙니다.
우대사항에 vscode사용자를 우대한다고 적혀있다 가정해보겠습니다.
아마 회사에서 사용하는 개발 툴이 vscode기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 지원자가 vi로 이것저것 개발을 열심히 했습니다.
면접관 입장에서는 마음에 들어서 이미 머릿속에 합격입니다.
그런데 이 지원자가 vscode를 전혀 사용한 적이 없는 겁니다.
다른 지원자는 개발한 게 뭔가 시원치 않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개발을 vscode로 했습니다.
여러분들이라면 누굴 뽑겠습니까?
이 악물고 '우대사항이 vscode이 후자를 뽑겠다'라고 하실 분들 계신가요?
만약에 저라면
'vscode 써봤으면 베스트인데, 지금까지 해온 걸 보니
금방 알려주면 잘 따라오겠네?'라면서 별 신경 안 쓸겁니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우대사항에 맞추려고하는 태도는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하나라도 연관성을 더 지어보면서 가능성을 만드는 자세는 좋습니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이, 우대사항은 '가지면 좋다'정도지, 당락을 좌우하지 않습니다.
종종 후배들 중에서
'우대사항보니 이런 경험/툴 사용경험을 묻던데,
내가 이걸 써본 적은 있지만 너무 적다 or 사실상 찍먹수준이다.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경험은 이거랑 거리가 있다.
그러면 우대사항을 맞추기위해서 저걸 해본 경험을 어떻게든 부풀려야하냐?'
는 질문을 종종 해옵니다.
이런 질문 뒤에, 자소서를 써온 걸 보면
'어거지로'짜맞춘 느낌이 많이 듭니다.
본인이 제대로 하지 않는 분야이기 때문에 어색한 글이 많았습니다.
차라리 자신있게 본인이 한 걸 말하되
"이걸 잘 했으니 (우대사항관련 경험)이 부족하더라도
잘 팔로업할 수 있다"라고 피드백을 줍니다.
본인이 짜장면을 기가막히게 만드는데
제육볶음을 만든 경험이 한 두번이라고
억지로 제육볶음 맛있게 만들었다면서 껴맞추는 것보다는
짜장면을 기깔나게 볶고 면발을 삶을 줄 아는데
제육도 충분히 잘 만들 수 있다 말하는게 더 자연스럽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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